"뉴스에서 가습기 살균제, 물티슈 원료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질 때였어요. 편리함 때문에 익숙하게 사용했던 물건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음을 알게 된 후부터 환경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인천서점을 운영 중인 윤승혜(36·여)씨는 가정에서도, 일터에서도 작지만 꾸준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 중인 ‘에코맘’이다. 아이들과 함께 인천의 생태를 지키기 위한 활동을 실천하는 한편, 매장에서는 일회용품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며 생활에 적용해 나가는 중이다.

윤 씨가 이런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은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해서다. 뉴스 등을 계기로 한 명의 아이를 키우기 위해 하루에 만들어 내는 쓰레기의 양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체감하게 됐고, 이때부터 잠깐의 편의를 아이들의 미래와 바꾸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게 된 것이다.

윤 씨는 "시작은 소소하게 공공·환경단체 캠페인에 따라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장바구니와 텀블러를 사용하는 등 작은 불편함을 받아들이려고 했다"며 "이제는 엄마의 행동을 눈여겨본 덕분인지 아이들도 요구르트를 마실 때면 먼저 나서서 빨대 사용을 거부하는 등 일회용품 줄이기에 익숙하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아이들과 한 달에 한 번 생태교실 수업을 통해 인천의 자연을 관찰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배우고 있다. 덕분에 미추홀구 업사이클에코센터, 만월산 도롱뇽마을, 용현갯골 등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인천의 자연학습장을 새로 알게 된 것이 큰 수확이라고 말한다.

윤 씨는 현재 환경 지키기 운동을 일터로도 확장한 상태다. 북카페 인천서점을 운영하며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을 제한하는 원칙을 세웠고, 이와 관련해 인천환경운동연합과 협약을 맺는 등 실천에 나선 것이다. 카페를 운영하며 어쩔 수 없이 배출되는 원두찌꺼기 재자원화 프로젝트에도 동참 중이다.

윤승혜 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일회용품 사용을 원하는 고객은 오히려 늘어나 고민이 되는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며 "카페 특성상 테이크아웃 판매로 줄어들지 않는 일회용품 문제가 마음에 부담이지만, 언젠가 매장 내 일회용품이 전혀 없는 인천서점이 되기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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