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언규 경기본사 본부장
심언규 경기본사 본부장

저출산(저출생)의 고민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난제가 된 지 오래다.

10월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달인 만큼 국가적 기념일과 행사가 유독 많은 달이다. 주목해야 할 10월의 기념일 중에는 10월 10일 임산부의 날이 있다. 

풍요와 수확을 상징하는 가을의 중심 10월과 아이가 엄마 배 속에서 자라는 기간 10개월의 의미를 담아 2005년 개정된 모자보건법에 의해 정해진 기념일이다. 임신과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통해 저출산을 극복하고 임산부를 배려·보호하자는 사회적 분위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생겼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전철이나 대중교통 임산부 배려 좌석은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로 인해 점령되면서 임산부에 대한 배려가 사라지고 있다. 이런 작은 배려 하나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사회에서 출산율을 기대하는 것은 진짜 염치없다는 생각까지 든다.

우리나라 출산율이 전 세계 꼴찌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지난해 0.8명까지 떨어져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결혼을 미루는 경향이 있어 내년 출산율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예상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저출산은 실질 경제활동 가능 인구의 감소를 뜻하지만 동시에 나라의 활력이 사라지는 무서운 일이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임신·출산·육아의 각 단계마다 세밀하고 정교한 대책이 무엇보다 시급한 것이 사실이다.

임산부의 날은 차별 없는 따뜻한 배려와 존중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안정적인 주거, 양육과 일의 균형, 보육부터 교육까지 이어지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출생은 임신과 출산의 어려움을 넘어 보육, 교육, 고용까지 연결되는 하나의 축이다. 

최근 5년간 경기도 연간 출생률을 보면 2016년 1.19명에서 2017년 1.06명, 2018년 1.0명, 2019년 0.94명, 지난해 0.87명을 보이고 있어 얼마나 심각 수준에 이르고 있는지를 통계상으로 엿볼 수 있다. 이 같은 감소세면 10년 뒤에는 출생률이 ‘0’으로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요즘 내 집 마련의 어려움과 자기계발을 내세우며 우리 젊은 세대 사이에 결혼 포기 현상이 날로 가속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출산율 저하는 불 보듯 뻔한 세상이 되고 말았다.

이처럼 당면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지자체, 교육계, 경제계, 언론계 등으로 구성된 경기 저출산 극복 사회연대회의가 캠페인 및 인식 개선 활동을 추진해 나가면서 출산율 높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경기도내 기초자치단체들도 합심해 저출생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해마다 임산부를 위한 요가교실과 손 태교교실, 임산부의 날 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출산을 장려해 오고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이런 부단한 노력이 출산율을 높이는 데 촉매제 역할을 담당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저출산 현상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사실 출산정책은 지자체에서 주도적으로 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정부 차원의 가족정책과 사회보장제도 등이 종합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지금 당장 출산율을 올리기 위한 단편적 정책보다 주거·교육·보육·일자리 등 각 분야에서 골고루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이유다.

임신과 난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와 배려, 보다 세밀한 정책 지원 등이 반드시 뒤따라야만이 저출산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인구절벽의 시대를 막기 위해 국민 모두가 출산정책 등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임을 깨닫고 이번 임산부의 날을 되새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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