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형복(45·여)씨는 2004년부터 18년째 영종도에 살면서 환경생태 모니터링과 갯벌 정화활동, 주민 교육 등을 하고 있다.
함 씨가 영종도에 처음 이사 왔을 당시만 해도 영종도는 공항과 공항 근로자를 위한 일부 주거단지를 제외하면 논과 밭, 산, 갯벌 등을 쉽게 볼 수 있는 섬이었다. 아이들과 소풍을 가기 위해 공원을 따로 찾아갈 필요도 없이 집 앞 바닷가에 나가면 갯벌이 펼쳐져 있어 자연스럽게 생태교육을 할 수 있었다고 회상한다. 한창 미단시티 등 도시개발이 이뤄지기 시작하면서 2006년에는 영종도세계평화의숲 나무 심기 및 숲 조성 자원활동을 시작하면서 영종도의 변화를 직접 목격해 왔다.
하지만 도시개발이 이뤄지면서 생활이 편리해지는 것과 별개로 영종도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사라져 가는 데 안타까움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인천대교와 지하철은 물론이고 집 근처에 변변한 마트도 없던 시절보다 살기 좋아졌지만 더 많은 갯벌과 숲을 잃기 전에 미래의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졌다.
이에 따라 함 씨는 2018년 숲해설가 양성교육을 이수했으며, 2019년부터 영종도 백운산 및 백년산 등 산과 공원에서 다양한 생태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영종도 갯벌에 살아가는 멸종위기종 흰발농게, 알락꼬리마도요 등 생태환경 모니터링도 하고 있다. 아무래도 가까운 동네에 살고 있다 보니 거의 매일 수시로 나가 살펴본다. 갯벌 정화활동의 일환으로 불법 설치 및 방치돼 있는 어구 수거활동에 동참할 때도 많다.
지난해에는 영종도 자연환경을 관찰하고 알게 된 내용과 사진, 영상을 엮어 영상을 만들기도 했다. 이 영상을 교재로 삼아 영종 주민들을 대상으로 여섯 번에 걸쳐 영종도 갯벌을 소개하기도 했다.
함 씨는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가족단위 영종 주민 대상으로 흰발농게, 알락꼬리마도요 등을 관찰하고 보호하는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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