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오브 구찌

157분 / 스릴러 / 15세 관람가

영화 ‘하우스 오브 구찌’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를 창업한 구찌 일가에서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구찌 가문으로 시집 온 파트리치아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구찌라는 이름이 배반과 탐욕, 피로 얼룩져 가는 과정을 그렸다. 할리우드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파트리치아가 탐하는 것은 단순히 돈이 아니다. ‘구찌’라는 이름 자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오라다. 서민 출신인 그에게 구찌란 평범한 이들이 결코 쉬이 넘보지 못하는 일종의 성역이다. 청록색과 붉은색이 섞인 띠 문양과 C와 G가 묘하게 혼합된 로고, 반복되는 모노그램은 아무나 감히 소유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생각한다. ‘돈을 많이 벌어서 그 중에 가장 싼 것이라도 사 보려는 사람들’에게 꿈에서 깨라 일갈하고, 시장 바닥에 나도는 구찌 모조품을 참지 못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마우리치오는 회사를 키워 낸 가족이 풍비박산한 것을 오로지 파트리치아 탓으로 돌리고 아내에게 점점 지쳐 가기 시작한다. 새로운 여자와 사랑에 빠진 뒤에는 이혼을 통보하기까지 한다. ‘비선 실세’인 아내를 버린 마우리치오는 결국 내리막길을 걷는다. 디자이너 톰 포드를 영입해 죽어 가던 구찌를 가까스로 살려내지만, 최대 주주인 인베스트코프가 그에게 사임을 요구하면서 회사에서 쫓겨난다. 파트리치아가 고용한 킬러의 손에 죽으며 비극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12일 개봉.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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