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동계올림픽에서 첫 메달을 딴 1992년 알베르빌 대회부터 다관왕을 배출했다. 역대 다관왕은 모두 한국의 동계올림픽 ‘메달 효자’ 종목인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알베르빌 대회 당시 쇼트트랙 남자대표팀 간판 김기훈(울산과학대 교수)이 남자 1천m와 남자 5천m 계주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동계올림픽 무대 2관왕에 올랐다.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와 1998년 나가노 대회에서는 전이경(대한빙상경기연맹 이사)이 두 대회 연속 금메달 2개씩을 획득하며 다관왕 역사를 이어갔다.

아쉽게도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는 처음으로 한국 선수가 다관왕에 오르지 못했다.

한국은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쇼트트랙 여자 1천500m와 3천m 계주에서만 금메달을 획득했는데, 여자 1천500m에서 우승한 ‘막내’ 고기현(대한빙상경기연맹 이사)이 여자 3천m 계주엔 출전하지 않았다.

한 템포 쉬어간 한국은 2006년 토리노 대회부터 2018년 평창 대회까지 4개 대회 연속 쇼트트랙에서 다관왕을 배출했다.

토리노 대회에선 쇼트트랙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중국대표팀 기술코치)와 진선유(KBS 해설위원)가 각각 3관왕에 올랐다.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선 쇼트트랙 이정수(KBS 해설위원), 2014년 소치 대회 땐 쇼트트랙 박승희(SBS 해설위원)가 2관왕을 차지했다.

그리고 안방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맞아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간판 최민정(성남시청)이 여자 1천500m와 여자 3천m 계주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2관왕에 올라 다관왕의 명맥을 이었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2관왕이 배출될 뻔했다.

‘장거리 전문’ 이승훈(IHQ)은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남자 1만m 금메달과 5천m 은메달을 따냈고, 2018 평창 대회에서도 매스스타트 금메달과 팀추월 은메달을 차지하며 아쉽게 2관왕 문턱을 넘지 못했다.

‘단거리 스타’ 모태범도 2010년 밴쿠버 대회 남자 500m 금메달과 1천m 은메달로 2관왕을 놓쳤다.

2022년 베이징 대회를 맞아 한국은 쇼트트랙에서 다관왕의 명맥을 이을 태세다. 후보는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황대헌(강원도청)이 유일하다.

은메달 2개(1천m·3천m 계주)를 목에 건 최민정(성남시청)은 1천500m 한 종목만 남겨 놔 2관왕은 무산됐다.

남자 1천500m에서 금메달을 딴 황대헌은 16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실내경기장에서 열리는 쇼트트랙 5천m 계주 결승을 통해 2관왕을 노린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이 계주에서 우승하면 황대헌은 한국 선수로는 역대 9번째(전이경 2회 달성) 동계올림픽 다관왕이 된다.

하지만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사실상 한국은 2006년부터 4개 대회 연속 이어진 동계올림픽 다관왕 배출에 실패한다.

황대헌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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