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존재하는 협회, 서로의 장점을 융합하는 협회로 거듭나겠습니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 기업 수는 680만 개이며, 이 중 여성기업은 40%에 해당하는 277만 개에 이른다. 바야흐로 여성기업의 전성시대다.

경기도는 35만 개의 여성기업인 사업체가 있는 곳으로 전국에서 여성기업인들이 가장 많다. 그런 만큼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기지회장 자리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 무겁디무거운 자리에 송영미 디자인 미창 대표가 올해 취임했다. 2022년 새 시대를 맞은 여성경제인으로서 어떤 그림을 그리는지 들어봤다.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여경협 활동은 얼마나 했나.

▶군포에 있는 디자인 미창 대표다. 30여 년간 경영인으로 활동해 왔고, 여경협 활동은 6년가량 했다. 처음 가입할 때만 해도 지회장까지 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당시 여경협에서 진행한 교육을 우연히 듣게 됐는데, 그 교육과 네트워크가 좋다고 생각해 가입했다.

-30여 년간 여성경영인으로 활동하기란 쉽지 않았을 텐데.

▶물론이다. 가장 어려운 점은 영업적인 부분이었다. 1990년대 당시 절대다수인 남자기업인들과 경쟁하고, 또 기관을 상대로 영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회통념상 여성이라는 점이 발목을 붙잡곤 했다. 예를 들어 당시 영업의 연장인 술자리도 2, 3차까지 가기가 어려웠다. 아무래도 그들만의 네트워크에 진입하는 일은 버거웠다.

-어떻게 극복했나.

▶실력으로 경쟁을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공격적인 영업보다는 이미 있던 거래처나 관공서의 신임을 얻는 데 집중했다. 실력이 있다면 한 번의 거래로 끝나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또 자체적으로 네트워크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쉽지는 않았지만 그것이 돌파구였다.

-그런 일들이 지회장 직무 수행에 많은 참고가 됐을 법하다.

▶특히 사업하는 사람들은 관청과 연결되지 않을 도리가 없다. 그런 부분에서 겪는 회원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면서 회장 직무를 수행하려고 한다. 개인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일들을 협회가 중심이 돼 해결해 나가겠다는 뜻이다. 일단은 관청과 협회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애로사항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려고 한다. MOU가 어렵다면 간담회를 여는 방향도 생각 중이다. 3월부터 도를 비롯해 각 지자체 산하기관과 접촉해 업무협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회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문제는.

▶딱히 하나를 짚어서 말하기 어렵다. 노사 문제나 중대재해처벌법, 외국인 근로자의 숙식 문제나 주5일제 등등 산적한 문제들이 많다.

취임식에서도 밝혔듯이 회원들 간 소통도 강화할 계획이다. 앞서 언급한 간담회나 업무협약도 같은 맥락이다. 역대 회장들이 그래왔듯 소통은 중요한 문제다. 소통을 통해 단체의 힘을 키워 목소리를 낸다면 기업 애로 해결에도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취임식에서 경기도가 여성경제인의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여성경제인들이 활동하는 곳이다. 그만큼 애로사항도 많고 민원도 많다. 우리가 이런 애로를 해결하면 전국에 있는 여성경제인들 모두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리라는 믿음에서 중심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여성기업 발굴도 변화를 예고했는데, 어떻게 변화를 꾀하나.

▶사실 아직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명확한 방향을 정하지는 못했다. 다만, 창업자의 미래비전을 확인하는 일만큼은 자신과 확신이 있다.

이전까지 4차 산업이나 IT산업은 여성이 참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물론 나도 30여 년을 컴퓨터와 씨름하는 일을 해 왔지만 디자인과 달리 컴퓨터공학적인 부분에서는 특히 그랬다.

그러나 이제는 여성공학도도 많이 생겨났고, 여성이 가진 섬세함으로 IT산업의 중심이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여성기업 발굴을 IT, 메타버스 등 굴뚝 없는 산업에 도전하는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할 예정이다. 예비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창업공간을 제공하고 사업화자금 지원도 마련해 주려고 한다.

-회원들에게 하고픈 말은.

▶협회는 회원들을 위해 존재한다. 나는 이곳에서 뭔가를 이루고자 하기보다 회원들과의 소통에 방점을 찍으려 한다. 아직은 회원들을 많이 만나지 못한 상황이다. 회원이 되기 전 만났던 사람들이 있었지만, 앞으로 더 많은 회원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듣고, 또 회원 각각이 지닌 장점을 서로 융합하는 방향을 생각해 보려고 한다. 서로가 서로 돕는 곳이 협회다. 회원들이 협회에 요구하는 부분을 편하게 이야기하면 좋겠다. 함께 의논하고 해결해 나가겠다.

백창현 기자 bc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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