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선거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승리로 마무리되면서 불과 3개월을 앞둔 인천시장 선거 판세도 셈법이 복잡해졌다. 앞선 선거에서 대선 승리 정당이 인천시장 자리도 차지해 온 만큼 특히 국민의힘 후보군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군 중 가장 관심을 받게 된 인물 중 하나는 단연 이학재 전 인천시당위원장이다. 소위 ‘윤핵관(윤석열 당선인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되는 인천지역 정치인 중 이준석 당대표와도 막역한 거의 유일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 전 위원장은 윤 당선인이 처음 출마를 선언했을 당시 인천지역 정치인 중에서는 처음으로 경선캠프에 참여하는 등 상근정무특보로서 윤 당선인을 도왔다. 또 윤 당선인이 당내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로는 인천공동총괄선대위원장을 맡는 동시에 홀로 ‘정권 교체 100일 인천 대장정’에 나서는 등 적극 지원했다. 100일간 이 전 위원장이 1천여 명의 시민을 만나 파악한 민심은 그대로 기록돼 윤 당선인에게 전달됐다.

여기에 이 전 위원장과 이 대표의 인연은 2011년부터 10년 넘게 이어져 왔다. 이 전 위원장은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활동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원하는 대표적 친박계 인사였고, 이 대표 역시 박 전 대통령에 의해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으로서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찬성하며 바른미래당으로 당적을 옮기고도 그 인연은 이어졌다. 지난달에는 ‘준석이랑 학재랑 정권교체 토크콘서트’를 함께 개최하는 등 이 전 위원장이 당내 인천시장 경선에 나설 경우 이 대표가 든든한 지원군이 되리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 전 위원장이 윤 당선인과 이 대표의 핵심 공통분모라면 마찬가지로 인천시장 경선 도전이 예상되는 유정복 전 인천시장은 지역 내 인지도 면에서 여느 후보군보다 앞서 간다는 시각이다. 두 차례 장관직과 세 차례 국회의원을 지내는가 하면, 박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강조하며 인천시장으로 당선되는 등 역대급 정치 이력으로 인천시민들에게는 익숙하다. 앞선 총선에서 비록 낙선했지만, 이후 인천남동갑 당협위원장을 지내는 등 지역과의 연을 이어가는 중이다.

무엇보다도 유 전 시장 역시 윤 당선인의 선거를 전방위적으로 도운 공이 적지 않다. 유 전 시장은 윤 당선인의 요청으로 당내 경선 당시 경선캠프에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고, 최근까지 인천공동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지역에서 정권 교체 행보에 적극 동참했다. 특히 선거운동 기간 시민들에게 정권 교체 중요성을 적극 강조하고 이해를 돕고자 ‘열정 텐트’를 지역 곳곳에서 운영했다. 이는 윤 당선인의 ‘열정 열차’ 뜻과 일맥상통한 활동으로, 매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시민 누구나 참여해 유 전 시장과 지역 현안에 대해 토론하는 등 정권 교체의 필요성을 알리는 기폭제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새로운 후보군으로 떠오르는 인물은 최근 사법 리스크를 덜어낸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국회의원이다. 윤 의원은 앞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아 의원직 상실이 우려됐지만 지난달 법원이 ‘벌금 80만 원’ 선고를 내려 인천시장 출마도 가능해졌다. 국민의힘 당내 규정에 따르면 유죄가 선고되더라도 집행유예 이하의 형을 받으면 공직후보자 추천은 가능하다.

특히 윤 의원은 20·21대 총선 당시 당의 공천에서 배제돼 무소속으로 출마하고도 두 번 다 당선되는 등 저력을 보여 준 이력이 크다. 지역에서 확실한 지지 기반을 보여 준 덕분에 자천타천 꾸준히 인천시장 후보로 거론됐던 인물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 출마를 선언할 경우 당내 경쟁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