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규 경기도 산림과장
이성규 경기도 산림과장

최근 미세먼지·황사 등 환경오염과 극심한 기후변화로 숲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다양한 탄소중립 정책들이 시행되는 가운데 주요 탄소흡수원으로 산림자원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지난해 1월 ‘2050 탄소중립 산림 부문 추진전략’을 발표하면서 2050년까지 30억 그루의 나무를 심어 온실가스 3천400만t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경기도 역시 도내 면적의 51%가 소중한 산림으로 이뤄진 만큼 예전부터 산림을 지키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소중한 산림자원을 위협하는 무서운 질병이 있어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바로 ‘소나무재선충병’이다. 인체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진 않지만 소나무류에는 매우 치명적인 질병이다.

보통 ‘솔수염하늘소’나 ‘북방수염하늘소’가 나무를 갉아 먹을 때 매개충의 체내에 있던 재선충이 상처 입은 나무줄기 내로 침입해 감염되며 소나무, 해송, 잣나무 내에서 단기간에 증식해 거의 100% 확률로 나무를 고사하게 만든다.

우리나라에서는 1988년 부산 동래구에서 처음 발병했고, 경기도에서는 2006년 광주에서 처음 발생이 보고된 이래 2022년 3월 현재까지 도내 18개 시·군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렇다면 소나무재선충병으로부터 우리의 소중한 푸른 숲을 지키려면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현재 경기도에서는 매해 1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꾸준히 투자하며 소나무재선충병의 발생량을 줄이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에 피해 규모가 2014년 8만 그루로 정점을 찍은 후 매년 4만~6만 그루에 머무르다 2021년 2만 그루로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다.

다만, 피해 분포 면적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경기도는 다각적인 대응책을 추진해 피해 고사목을 관리 가능한 수준인 1만 그루 이하로 줄여 나갈 예정이다

먼저 산림청, 임업진흥원, 현장 특임관, 타 지자체 등이 참여하는 합동 점검을 실시해 방제목 누락 및 부실시공 감리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또한 재선충 발생 시·군 기관장을 면담하는 ‘지역담당관제’를 실시해 방제사업에 대한 단체장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하는 활동도 벌이고 있다. 

아울러 2020년 하반기부터 도입한 ‘QR코드 활용 고사목 이력 관리 시스템’을 바탕으로 피해목 발견부터 재선충병 검사까지 일련의 과정을 실시간 관리하고, ‘NFC 전자 예찰함’을 방제 주요 지점에 설치해 예찰 대상 나무가 빠지지 않도록 하는 등 최신 기술을 토대로 한 과학적·체계적 관리 활동에 힘쓰고 있다.

특히 올해 109억 원의 예산을 확보해 재선충 방제사업에 주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소나무류 취급 업체와 화목 사용 농가들을 대상으로 ‘봄철 소나무류 무단이동 특별단속’ 활동도 함께 추진 중이다.

이 밖에도 재선충병 청정지역 선포 인센티브 제도, 시·군 종합평가 가점 부여, 포상 수여, 긴급방제비 배정 등 다양한 시·군 지원책을 마련해 방제활동에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현재 산림은 자연환경 및 생태적 가치를 넘어 우리 삶과 매우 밀접한 경제활동의 터전이자 복지 자원이 돼 가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산림자원을 확충하는 것 이상으로 산림이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보전과 관리에 힘써야 할 때다.

앞으로도 경기도는 소나무재선충병이라는 전례 없는 재해로부터 우리의 산림을 지키기 위해 감염 나무의 조기 발견부터 신속한 방제, 선제적 예방활동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다. 우리의 후손들에게 푸르고 건강한 숲을 물려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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