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보원 ㈔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교수
서보원 ㈔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교수

기업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생물(生物)입니다. 부가가치는 조직을 통한 시너지 효과로 얻어집니다. 사람과 사람이 모여 조직을 이룹니다. 조직은 공통의 목적(Common Purpose)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됩니다. 이렇게 모인 사람들은 기업이라는 형태를 만들고, 그 기저에는 사회적 책임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책임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글로벌 자금운용사인 블랙 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ESG 경영을 하지 않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는 단순히 사회적 책임만을 다하는 선(善)한 기업을 찾는 것이 아니라 특정의 수익 창출 목표를 달성함과 동시에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스마트한 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찾고자 하는 것입니다. 투자 대상에서 제외된 기업은 환경적 이슈와 사회적 이슈 그리고 지배구조에 기초한 다양한 위험에 노출돼 수익 창출이 어렵다고 판단된 기업들이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다양하고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에 부응할 책임이 있습니다. 고객에게는 좋은 품질과 안가(安價)의 제품을 제공하며 종업원에게는 충분한 급여와 복리후생을, 주주에게는 만족스러운 배당을, 국가에 대해서는 납세를 그리고 지역사회와는 상생협력 방안 모색을 하는 등 많은 책임이 뒤따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기업은 숙명적으로 수익 창출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경영 전략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책임을 많은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요구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 중에 대표적으로 채권자와 주주들에게 이자와 배당이라는 자본비용을 요구받게 됩니다. 

미국 캐롤(Archie B. Carroll)교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4단계 모형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우선 수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은 지속할 수 없다는 관점에서 가장 기본적인 단계인 경제적 책임단계가 있습니다. 이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은 지속적으로 기술혁신을 주도하고 신제품과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최대의 이윤을 확보해 주주의 부 극대화를 실현하는 것이 기업이 추구해야 하는 활동이며, 최고의 선(善)이라고 보는 견지입니다. 

기업의 이윤만을 최고의 가치로 보는 산업자본주의의 시대를 거쳐 오면서 인간의 존엄성과 안전 그리고 환경 파괴 등과 같은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요구로 시작한 것이 그 두 번째인 법적 책임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업 경영에 최소한의 정당성을 유지하기 위해 그 사회가 요구하는 법과 규제를 준수하는 것이 기업의 책임이라고 보는 관점인 것입니다. 부당한 거래라든지 뇌물 혹은 담합 등을 금지하는 것이 기업이 준수해야 할 법적 책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윤리적 책임단계에서는 법이나 규제 준수와 같은 강제적 성격은 아니지만 기업이 관계하는 모든 이해관계자와의 약속과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한 기업의 양심적 행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투명한 정보 공개, 인권 보호, 노동환경 개선, 환경보호, 문화 존중 등 옳고 그름에 대한 기업의 책임 있는 활동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 네 번째 단계는 자선적 책임인데, 선의(善意)를 가지고 상생의 개념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에 투자하고, 기부하고, 봉사하며, 자선사업과 같은 좋은 기업시민으로의 노력이 반영된 책임 있는 활동들이 포함된다고 하겠습니다. 

요즈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얘기할 때 우선적으로 부각되는 소비자군이 MZ세대들입니다. 기업 입장에서 이들 MZ세대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을 것인지를 고민하고, 이들이 가진 사회적 가치에 대한 생각과 요구사항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대처하는지에 따라 매출이 좌우된다고 봐야 합니다. 이들은 제품도 제품이지만 사회적으로 공헌하고 있는 기업인지를 소비의 기준으로 삼기 때문입니다. 특히 디지털 환경, SNS 등을 활용해 정보 공유 및 소통에 특화된 Z세대는 더욱 윤리, 자선, 환경 이슈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공공의 문제까지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윤리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기업은 수익 창출을 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게 되며, 지속성장 또한 기대할 수 없습니다. 사회적 통념과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사항이 과거 산업사회 초기와는 너무나도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갈수록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제는 ESG 경영을 잘하는 기업이 기업의 가치를 높일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므로 ESG 성과가 우수한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의 수요가 증대되고, 투자도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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