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엽 ㈔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원장
이경엽 ㈔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원장

지난 4월 7일 지역사회 리더급 인사 10명이 ESG 경영전략 및 탄소중립을 위한 공동실천 결의문을 낭독했다. 

"우리는 친환경 녹색성장을 위한 탄소중립실천을 위해 저탄소 제품 사용하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실내 적정온도 유지하기, 음식물 쓰레기 및 1회용품 사용 줄이기, 올바른 운전습관 솔선 실천하기에 앞장선다", "지역과 함께하는 지역사회 상생협력과 동반성장 강화, 중대재해 사고 제로 추진, 양질의 일자리 창출, 인권존중문화정착 등 사회적 가치실현에 앞장선다", "반부패 청렴 윤리경영을 강화하고 적극적인 공시와 지배구조로 함께하는 거버넌스 확대, 이사회 이에스지(ESG)경영 강화에 앞장선다" 이렇게 선언적이고 상징적 내용이었다. 

면면을 살펴보면 기호일보 한창원 대표, 경인방송 권혁철 대표, ㈔남동국가산업단지경영자협회 이영재 회장, ㈔인천광역시비전기업협회 김동훈 회장, ㈔인천벤처기업협회 서동만 회장, ㈔인천수출경영자협의회 회장 박근영, ㈔인천유망기업연합회 김동원회장, ㈔중소기업융합 인천·부천·김포연합회 이헌구 회장, 인천시 산업진흥과 이남주 과장이다. 기존 질서정연한 관(官) 주도 행사가 아닌 민간단체, 민간기관이 자발적으로 그야말로 캐주얼하게 서로 모여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고, 판이 바뀌는 미래기업환경에 덕담을 나누며 취지를 설명하고 논의해 가는 그런 모습이었다. 

미국의 상담심리학자 ‘칼 로저스’는 인간관계의 중심 즉, 인본주의 근본적 개념을 ‘공감’으로 정의했다. 이 개념은 4차 산업시대의 화두로 자리잡으며 활발하게 재조명 되고 있다. 나와 다른 사람의 차이를 근본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시작점으로 무겁고 두터운 형식 논리에 둘러쌓여 있거나 패턴화 되고 제한적 규범이 우선된다면 이 ‘공감’의 의미는 훨씬 어렵고 버겁게 느껴진다. 공감이 서로 맞추고 교류하며 섞인다고 보면 맞지않고 단절되며 구분되는 일 역시 공감의 범주에서 다루어져야 할 개념이다. 즉, 싫고 피하고 싶으며 다르게 구분되는 일에도 열린 마음 ‘공감’의 힘을 빌릴 필요가 명백하게 있는 것이다. 

기후환경문제가 나와 다른 각도에서 생각될 수 있고 사회적가치 체계가 내 의사와 전혀 다르게 전개될 수 있는 것이며 기업경영 역시 힘들고 싫고 마지 못한 과정들이 태반일 것이다. 그래서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는 일이 출발점이 된다. 코로나가 지나면 우리는 완전히 다른 기업환경을 맞이할 것이기 때문이다.

칼 로저스의 "목표보다 과정이다"라는 이야기는 그래서 이 시대에 보다 진중하게 언급돼야 하는 개념이다. ESG가 새로운 경영의 핵심과제로 떠오르며 공감이라는 주제가 의무와 가치, 동행의 길로 학습되고 권장되고 있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가벼운 차림의 캐주얼한 자율성이 앞이어야 하고 규제나 통제, 평가 점수 같은 정장개념의 무거움은 그 다음이어야 한다. 결국 그러자면 몸집 무거운 규율보다 가볍고 쉽게 기준을 정해 변화하며 새로움을 더해가는 이러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ESG는 결과가 아니다. 세상을 작게라도 다르게 보는 방식이며, 그 다름으로 상생과 공동체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지구온난화를 염려하고 나누고 배려하며 도전하는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나아가야 하며 기업경영이 주는 본원적 속성을 받아들인다면 ESG는 그렇게 무겁고 두껍지 않게 우리 주변에 자연스럽게 자리매김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조직을 경영하는 일 역시 ESG는 일상에서 가볍게 추진되고 변화하며 보다 나은 내일을 약속해 가는 과정관리라는 것이다. 숫자가 기본이고 보이는 것이 근거지만 정서적 불가시의 영역도 이제는 결과를 창출해 내는 공감력의 힘인 것이다. 정도경영을 위해 상생의 정신을 진지하게 여기며 작은 인권을 존중하는 부당대우 없는 경영이라면 그것으로 ESG의 적정성은 이미 확보된 것이다. ESG와의 만남은 우선 가볍게 주변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는 그런 일부터 같이 생각하고 실천하자는 이야기로 시작해야 한다. 작게 과정을 지켜가며 큰 목표를 이루도록 서로 격려하고 실천하며 앞장서야 한다. 그런 의미로 들여다 보면 실천전략이 무겁고 정형적으로 짜여져 있으면 안된다. 기본 격식은 지키되 유연하고 독립적이며 의미가 있으면 된다. 지구환경은 반드시 지켜가야 할 약속이며 서로 잘 해보려는 공동체 정신 역시 보이지 않는 사명감으로 인식돼야 한다. 사회적 가치도 작은 일에 인간관계중심 생각을 내세우며 주변 한 사람 한 사람 소중한 자산으로 여기고 고마워할 줄 알아야 하고 정도경영은  ‘다름’도 ‘같이 갈’ 공감으로 생각하는 것이 ESG 출발점이다. 의식의 무거운 정장을 벗어 던지고 캐주얼 의식으로 ESG를 맞이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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