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누리과정이 개정되면서 전국적으로 유아와 놀이 중심의 교육이 강조된다. 전통적인 누리과정의 주제들이 사라지고, 교실의 영역 구성이나 하루 일과의 운영도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교실’이라는 제한된 실내 공간에서 정해진 사용법이 있는 ‘교구’를 가지고 놀이를 할 때 유아들은 정형화된 패턴을 보인다. 

이렇듯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유아들에게 ‘자유’를 선사하는 유치원이 있어 눈길을 끈다. 2008년 양주시 장흥면 교현리의 한적한 숲 자락에 자리잡은 아름솔유치원이 그 주인공이다.

아름솔유치원은 유아들이 마음껏 웃고 뛰어놀 만한 넓은 공간을 제공하고 나무나 돌, 도토리 등 자연의 선물을 선사함으로써 유아들이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하도록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러한 숲 활동을 통해 진짜 놀이를 실현해 나가며 유아와 교사, 학부모가 행복한 유치원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아름솔유치원 속으로 발길을 옮겨 보자.

아름솔유치원 유아들이 인근에 위치한 계곡에서 자연의 신비함을 체험했다.
아름솔유치원 유아들이 인근에 위치한 계곡에서 자연의 신비함을 체험했다.

# 3년 차 혁신유치원

자연 속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게 하고 싶은 소망을 담아 설립한 아름솔유치원은 체계적인 숲 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아이들에게 즐거운 자연과 교육을 제공한다. 

아름솔유치원의 대표적 교육활동은 놀이 중심의 숲 활동이다. 이곳 유아들은 매일 숲에서 2시간가량 숲 활동 시간을 보내며 주변 환경과 프로젝트 활동을 통해 마음껏 탐색하고 주제에 대한 다양한 표현활동을 이어간다.

아름솔유치원의 주요 교육 내용은 숲 활동을 통한 진짜 놀이 실현으로 ▶놀이 중심의 숲 활동 ▶숲 활동 중심의 방과 후 교육 운영 ▶개정 누리과정에 따른 유아 평가 방법 모색 등을 실천한다.

특히 유아들이 자연 놀이에 몰입해 스스로 만족감을 얻도록 충분한 시간과 공간도 제공한다.

이곳 교사들은 교사가 직접 주도하는 활동을 최대한 줄이고 유아들의 놀이가 교육의 중심이 되도록 수업을 계획한다. 즉, 교사는 전체적인 수업을 이끌어 가기보다는 유아들의 활동을 관찰하고 조언해 주며 활동이 폭넓게 확장되도록 적극 지원하는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맡는다.

# 숲 활동 중심의 다양한 교육

아름솔유치원은 방과 후 과정반 시간에도 숲 활동이 활성화되도록 유아들에게 교육의 장을 제공한다. 

‘절기와 세시풍속’이라는 1년 단위의 교육 프로젝트 활동을 통해 사계절 변화에 따른 주변 환경의 변화와 생활의 변화를 알아보고 옛 사람들의 풍습을 통해 삶의 지혜를 배우게끔 한다.

특히 숲에서의 놀이와 쉼이 중심이 되는 수업을 주기적으로 계획해 운영하며, 목공놀이를 새롭게 도입하기도 했다.

아름솔유치원은 매일 기록하는 숲 활동 일지를 토대로 평가를 진행한 뒤 다음 교육계획에 적극 반영한다. 유아들이 숲 활동과 숲에서 진행한 교육 프로젝트 활동에서 여러 영역을 고르게 체험했는지 점검해 개별화 교육 자료로도 활용한다.

숲 활동 나눔공동체를 만들어 다양한 연령대의 유아들이 교사들과 멘토-멘티 관계를 맺어 서로의 활동을 공유하는 시간도 마련한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아름솔유치원은 교사 주도적인 수업 방식에서 벗어나 유아들을 존중하고 개인의 능력을 신뢰해 더 좋은 교육을 향해 나아간다.

숲에서 야외활동을 하고 있는 아름솔유치원의 유아들.
숲에서 야외활동을 하고 있는 아름솔유치원의 유아들.

#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교육 방식

자연환경을 통한 교육 방식이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적으로 퍼져 나간다. 특히 2012년 독일의 드레스덴숲유치원 가쉬 원장이 직접 아름솔유치원을 방문해 이곳의 혁신적인 자연교육 방식을 극찬했다. 2014년에는 세계 최초 숲 학교를 설립한 덴마크의 그레테 핸드버그 원장과 영국의 숲 학교 협회장인 존 크리 회장, 영국의 숲 교육 전문가인 사라 나이트 교수 등이 방문했다.

당시 그레테 핸드버그 원장은 아름솔유치원의 숲을 활용한 교육 방식이 독보적으로 우수하다고 평했다.

2018∼2019년에는 타이완 교육청과 타이완 유아교육기관 전문가 단체, 중국 난징 유아생태교육 전문가 등이 방문해 숲유치원의 교육 방법과 우수 교육 사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처럼 숲이라는 자연을 통해 교육의 장을 만드는 일이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적 관심사가 되다 보니 학부모들의 반응도 뜨겁다.

한 학부모는 "숲 활동을 통해 선진 교육을 실현해 나가는 유치원에 자녀가 다녀 자부심과 뿌듯함을 동시에 느낀다"며 "숲 활동을 통해 바르고 건강한 대한민국의 ‘미래’가 무럭무럭 성장하길 바란다"고 했다.

# 전은혜 아름솔유치원 원장 인터뷰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건강한 먹거리를 먹으며 쑥쑥 커 갔으면 하는 바람이 가장 커요."

 1995년 총신대학교 유아교육과와 2002년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전은혜 원장은 2020년 2월 아름솔유치원에 부임해 현재까지 자연을 담은 교육을 아이들에게 선사한다.

 전 원장은 "드넓은 자연공간에서 아이들과 신나게 논과 밭, 산을 이용해 바깥 놀이를 주로 하다 보니 ‘숲 활동 프로그램’을 생각하게 됐다"며 "2019년 개정 누리과정을 처음 접하고 나서 아름솔유치원이 실천해 왔던 유아·놀이 중심의 숲 활동이 유아교육이 지향해야 할 바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숲 활동을 통해 유아·놀이 중심의 유아교육을 실현한다. 교사들에게는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지속적으로 연수를 진행한다"며 "아이들뿐만 아니라 교사, 학부모들과 원활하게 소통하고 협력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전 원장은 아름솔유치원의 가장 큰 장점으로 ‘몸과 마음, 생각이 모두 건강하다’는 사실을 꼽았다.

 그는 "숲에서 아이들이 나뭇가지 하나로도 다양한 놀이를 생각해 내며 함께 어울려 하루 종일 신나게 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기초체력이 신장되고 정신건강에도 이롭다"고 자랑했다.

 이렇듯 전 원장은 아이들에게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공간을 제공하려고 아낌없이 지원했다. 그는 "아름솔 숲 초입에는 ‘숲아뜰리에’라는 공간이 있다"며 "숲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이 숲에서 찾은 다양한 자연물들을 관찰하며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미술활동 공간"이라고 귀띔했다.

 전 원장은 "혁신유치원이란 아이들과 교사, 학부모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사실상 공동 운영하는 유치원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자연이 선물한 숲에서 아이들이 건강하게 뛰어놀며 행복한 유년기를 보내도록 세심하게 배려하고 끊임없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다짐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사진= <아름솔유치원 제공>

※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