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유치원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무엇보다 주체의 의지가 중요하다. ‘무엇이 혁신인가?’, ‘혁신유치원 교사로 무엇을 하려는가?’ 등 교사들의 철학에 대한 고민과 마주한다. 또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여러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경기도내 한 유치원이 이러한 문제에 대해 소통하고 논의하는 기회를 마련함으로써 혁신의 의지를 다져 주목 받는다. 바로 안성시 공도읍에 위치한 양진초등학교병설유치원이다. 

1982년 개원한 양진초등학교병설유치원은 전통 깊은 공립유치원이다. 2018년 교육공감대 형성으로 혁신유치원으로 지정된 이후 민주적인 유치원 문화를 조성하고 교육과정을 운영하고자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발전을 거듭했다.

미래를 꿈꾸며 즐겁게 놀고 바르게 자라는 미래 주도형 어린이를 양성하는 양진초등학교병설유치원을 둘러봤다.

직접 유치원 화단을 꾸미고 있는 유치원생들.
직접 유치원 화단을 꾸미고 있는 유치원생들.

# 민주적인 유치원 문화 조성

양진초등학교병설유치원은 한때 혁신유치원 담당 교원과 기존의 혁신유치원 비전을 실천했던 교사들이 근무지가 변경되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올해 새로 전입한 교원과 토론·연수를 통해 혁신유치원 비전을 공유했다. 또 학부모의 의견이 직접 반영된 교육과정 수립과 유아자치를 실현할 만한 교육과정 내용 등에 중점을 두고 교육계획을 수립했다.

양진초등학교병설유치원은 교육과정 워크숍과 2019년 개정된 누리과정 연수를 통해 유아 놀이와 배움의 의미를 연구하고, 수업 운영 사례를 통해 유아 중심·놀이 중심 교육을 실천한다.

학부모와 함께하는 교육과정 대토론회와 콘퍼런스를 열어 공감대를 형성하는가 하면, 학부모 놀이자원봉사자와 학부모 안전도우미 활동 등을 펼친다.

양진초등학교병설유치원은 토의·토론 중심의 수평적 교직원 협의 체계도 구축해 다양한 형식의 토의활동도 진행한다.

지역사회와의 협력관계를 구축하고자 지역사회 인적 자원과 물적 자원을 유치원 교육과 연계해 안성시 문화전승사업, 진사도서관 체험학습, 서운산 자연휴양림 숲 체험 교육 등도 병행한다.

또 유치원 E알리미를 개설해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도록 했으며, 학부모회 운영으로 학부모의 의사결정 참여권을 강화했다.

양진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자연환경 교육활동.
양진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자연환경 교육활동.

# 존중과 소통으로 행복을 키우는 꿈 놀이터

양진초등학교병설유치원은 ▶스스로 놀이하는 행복한 유아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유치원 ▶민주적으로 소통하고 참여하는 교육공동체 등 3가지 교육목표를 설정했다.

특히 ‘스스로 놀이하는 행복한 유아’라는 목표를 달성하려고 교육과정과 함께하는 놀이활동과 놀이를 통한 배움과 확장을 통해 유아·놀이 중심 교육과정을 진행한다.

아이들이 자연친화적으로 자라도록 자연의 신비로움을 직접 느낄 만한 수업과 자연과 함께 놀이하는 기쁨을 제공함은 물론, 자연의 고마움을 함께 나누도록 특색교육(자연 더하기, 건강 더하기)도 마련한다.

배움을 확장시키는 원내 체험활동을 통해 유아들이 다양한 경험과 함께 성장하게끔 유아 체험활동(스페셜 데이)도 이어간다.

또 유아들이 충분하게 놀이를 즐기고 휴식을 취하도록 놀이와 쉼이 있는 방과 후 과정도 운영 중이며, 더불어 살아가는 장애 이해 교육인 ‘함께하는 특수교육’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가정의 부담을 줄이려고 맞춤형 ‘놀이 온 원격수업’도 도입해 다양한 교육활동을 펼친다.

양진초등학교병설유치원은 교육과정과 연계한 인성교육과 가정·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시민적 인성교육도 유아들에게 제공한다.

교육과정과 함께하는 안전한 생활 습관 교육과 안전교육은 물론, 유아자치 활동(투게더 데이)을 통해 민주적으로 소통하고 참여하는 교육공동체 수립에도 앞장선다.

# 아낌없이 주련다

양진초등학교병설유치원은 존중과 배려의 유치원 문화를 조성하려고 생활 속 5가지 예쁜 말 쓰기 캠페인을 벌인다. 또 별별 기본 생활 습관 형성하기 프로그램으로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유치원 문화를 조성하려고 노력 중이다.

유아들 눈높이에 맞춘 동화와 극놀이도 빼놓지 않는다. 긍정적 행동 지원 프로그램으로 타인을 이해하는 체험 중심의 인성교육도 한다. 학부모와 함께 이달의 인성 덕목을 선정해 인성교육과 연계한다.

양진초등학교 병설유치원생들이 텃밭에서 채소를 직접 키워보는 교육활동인 로컬푸드 행사에 참여했다.
양진초등학교 병설유치원생들이 텃밭에서 채소를 직접 키워보는 교육활동인 로컬푸드 행사에 참여했다.

어린 유아들의 안전사고 발생에 대비해 체험 중심의 안전교육을 매년 진행하고, 지역사회 기관과 연계한 입체적 안전교육도 실시한다.

양진초등학교병설유치원은 유아들의 놀이 기록을 통해 유아의 흥미에 따라 놀이의 의미를 찾도록 지원하고, 협동학습과 토의학습 등 연령별 수준에 맞는 다양한 수업을 제공한다.

또 유치원 건물 인근에 자리잡은 미관상 좋지 않은 정화처리시설을 새로운 교육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자 예산을 확보해 공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기존 시설을 철거해 교실부터 텃밭과 모래놀이 시설의 접근성이 편리하도록 설계했다. 현재 유아들을 위한 혁신적인 공간으로 바꾸려고 아이디어를 수집 중이다.

기존에는 실내 시설을 위한 공간 혁신이 이뤄졌다면 올해는 실외 환경을 위한 공간 혁신에 올인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양진초등학교병설유치원의 노력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칭찬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한 학부모는 "유치원을 항상 개방하다 보니 유아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기회도 그만큼 많아져 유익하다"며 "놀이교육을 통해 아이가 점점 변화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고 했다.

# 조정배 양진초등학교병설유치원 원장

광주교육대학교와 교원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조정배 양진초등학교병설유치원장은 교사 경력 27년, 교감·교장 경력 12년 등 총 39년에 달하는 교육계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이다.

조 원장은 "양진초등학교병설유치원은 교육공동체 모두가 유아 중심 교육을 실천하고 유아들을 위한 최고의 교육환경을 마련하고자 노력한다"며 "민주적인 유치원 문화 속에서 교사의 자율성을 발휘해 놀이 중심·유아 중심의 창의적 교육과정을 마음껏 펼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혁신유치원은 유아와 교사, 학부모 모두가 행복하게 배우고 성장하는 교육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가는 일"이라며 "민주적인 교육문화 속에서 교사가 자율성을 갖고 교육과정을 조직하고 운영하도록 지원해 창의적인 업무 능력과 운영이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특히 양진초등학교병설유치원은 유치원 내 불필요한 업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잘못된 부분은 끊임없이 고쳐서 나아지게 한다.

조 원장은 "초등학교 안에 있는 병설유치원의 취약점을 극복하고자 초등학교의 유휴 교실을 유아들만의 새로운 놀이공간으로 재구성했다"며 "타 초등학교병설유치원과는 차별화된 유치원 전용 강당, 실내놀이터, 블럭방, 도서관 등 공간 혁신에 주력했음은 물론 유치원 건물과 가까운 외부 공간을 즐거운 놀이공간으로 재구조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에게 양진초등학교병설유치원이 올해 어떤 모습일지를 묻자 "아직은 (혁신유치원으로) 성장하는 단계"라고 했다.

조 원장은 "해가 갈수록 새롭게 변화할 일이 생기고 필요한 일도 생겨난다"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자세가 바로 혁신이기에 발생 가능한 다양한 문제적 상황에 대해 소통하면서 하나씩 풀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진초등학교병설유치원의 교육목표인 스스로 놀이하는 행복한 유아,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유치원, 민주적으로 소통하고 참여하는 교육공동체 등을 이루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사진= <양진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제공>

※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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