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선 동암역에서 걸어서 3분 거리 237m 떨어진 곳, 2009년부터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킨 피자집이 있다. 그곳에서 안법식 점장을 만났다. 

안 점장은 2009년 동업으로 피자헛 동암점을 운영하다가 2012년 8월부터는 혼자서 운영을 맡았다. 많고 많은 요식업 중에 왜 피자헛을 시작했느냐고 묻자 그다지 화려한 이유는 아니라며 동생을 따라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시작했다고 한다.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 무얼 할까 고민하던 중 친동생이 피자헛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보라고 권유했어요. 시급이 높다고 하길래 도전해 봤죠." 그렇게 26살에 시작한 아르바이트는 알고 지내온 피자헛 점장님들의 권유로 가게를 하나 맡아 점장이 되기에 이르렀다.

안 점장은 2014년 우연히 TV를 보다가 적십자사의 광고를 접했다. 평소 어려운 이웃이 있으면 돕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신뢰할 만한 단체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대한적십자사를 알아보니 규모가 큰 기관이고, 믿을 수 있는 공공기관이고, 적은 돈으로도 나눔을 시작할 수 있다는 얘기에 참여를 결심했다. 그렇게 그해 피자헛 동암점은 우리 동네 ‘희망나눔 사업장’으로 나눔을 시작했다. 매년 5만 원씩 약소한 금액이지만 그래도 우리 주변 어려운 이웃의 삶을 조금이나마 나아지게 만든다는 생각에 지속했다.

안 점장은 이후 사업을 확장해 피자헛 시흥2호점을 열었다. 당연히 적십자 ‘희망나눔 사업장’ 후원도 함께 시작했다. 2016년부터 동암점과 동일한 금액인 매월 5만 원씩 후원했다. 하지만 사업이 어려워져 2018년 시흥2호점을 폐업하면서 함께하던 희망나눔 사업장 후원약정도 해지하게 됐다. "시흥2호점에서도 3년 정도 후원을 지속했다. 계속하고 싶었는데 지점을 두 개 운영하기 어렵다 보니 하나를 폐업하면서 같이 하던 후원도 그만하게 됐다"며 미안한 기색을 보였다. 

2020년 코로나19가 발발한 이후 기부문화도 얼어붙었다. 그 시기에도 피자헛 동암점은 꾸준히 나눔을 지속했다. 사업이 어렵지 않았느냐고 묻자 "코로나 이후 매출이 많이 안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배달을 해서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 점장은 요즘 사업이 힘들어서 걱정이지만 그래도 점점 경기가 풀려서 나눔도 지속하고, 더 많이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바라는 점을 묻자 그는 "뭐 별거 있나요. 나라가 잘 운영되고, 그래서 경기가 풀렸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안 점장의 바람대로 경기가 좋아져 우리 주변 모든 이웃의 삶 곳곳에 볕이 잘 들길 소망해 본다.

※ 적십자 사랑나눔 회비 모금 캠페인 참여자 

주식회사 공간과사람 2천만 원, 강원선 2천만 원, 라인테크닉스㈜ 2천만 원, 범죄피해자보호협의회 1천만 원, ㈜송도디엔씨 500만 원, 강화군청 500만 원, 김기봉 180만 원, 인천도시공사 100만 원, 영종동 통장자율회 100만 원, 계양3동 주민자치위원회 100만 원, 연수구의회 100만 원, 부평구의회 100만 원, 수상안전강사봉사회 50만 원, 가정1동 주민자치위원회 30만 원, 북부응급처치강사봉사회 20만 원, 교동다방모금함 17만 원, 유명옥 10만 원, 신정희 10만 원, 현대예주타이어 3만 원, 한성마트모금함 2만9천 원, 권현미 1만 원, 고병율 1만 원, 백정현 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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