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는 지형(地形)편에서 전쟁을 잘하는 장수는 지형의 특성을 잘 살펴 응용할 줄 안다고 하면서 이 대목을 말하고 있는데, 그 내용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전쟁의 원리로 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다면 설령 임금이 나서서 싸우지 말라고 명령해도 듣지 않고 나아가 싸우는 것도 괜찮다"고 풀이할 수 있다.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나 희망 또는 욕심이 아니라 모든 여건을 살펴보고 판단하건대 이길 수 있는 합당한 결론에 도달한다면 과감히 나서는 것도 무방하다는 얘기다. 한편으로는 아무리 봐도 이길 수 없는 상황인데도 임금이 싸우라고 명령하면 꼭 따라야 할까? 그렇지 않다는 것이 손자의 말이다. 원칙을 갖고 도리를 알면서 상황을 유용하게 보지 못하는 자는 전쟁이든, 선거든 이긴 예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중국인문학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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