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미송 한국PEN본부 이사
신미송 한국PEN본부 이사

수원화성 글짓기대회가 벌써 10회가 됐습니다. 열 번의 대회가 쌓이면서 대회의 지명도와 인지도가 점점 높아져 갑니다. 좋은 작품을 출품하는 참가자들이 많아져 이 대회에서 배출한 예비 문인들이 세상에 감동을 주는 작가로 거듭나기를 소망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올해도 현장 백일장이 아닌 공모전으로 대회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대신 경인지역에만 국한하지 않고 전국에서 응모하고, 해외에서 참가한 학생도 있어서 수원화성 글짓기대회가 확장된 관심을 받게 된 것은 잘 된 일인 듯합니다.

매번 심사를 하면서 안타까웠던 점이 있습니다. 글짓기 심사 기준으로 삼는 몇 가지를 적용해 보면 출품 작품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글짓기 공모전은 시제가 정해져 있기에 시제에 맞는 주제를 얼마나 잘 나타냈는가를 봅니다. 주제를 함축한 제목을 쓰고 글을 시작하는 것이 기본인데 제목 없이 바로 시작하는 작품도 더러 보입니다. 

생활 속에서 경험한 일들을 소재로 활용하면 좋습니다. 좋은 글은 구성과 문장이 매끄러워야 하고 독창적인 시선이 담겨 있어야 하며 문학적인 표현이 들어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글감을 창의적이면서도 진정성 있게 녹여내야 합니다. 글쓰기의 기본인 문장 쓰기에 비문이 많이 보이는 것은 글을 쓰고 퇴고하는 경험이 많지 않아서일 것입니다. 덧붙여 맞춤법과 원고지 쓰기 등은 글쓰기의 기본입니다. 이런 기준에 들어맞는 글은 읽는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공감을 이끌어 냅니다.

응모작을 보면 정조대왕을 만나는 판타지 구조의 작품이 많이 보이고, 수원화성에 대한 자료를 옮겨와 나열한 글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글이 평이해 아쉬움이 남습니다. 초등학생의 동심은 맑고 밝아 천진함이 돋보여야 하는데 어른 손이 간 작품이 보여서 안타까웠습니다. 어린이다운 생각과 느낌이 들어간 글은 유려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참신합니다. 전체적으로 중등부 글이 괜찮았습니다. 그러나 눈에 확 띄는 작품이 없어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고등부는 응모 작품 수가 일반부보다도 적었습니다. 대학입시의 중압감이 글짓기 공모전 참여에도 영향을 미친 듯싶어 안타까웠습니다. 

글을 많이 써 보고 좋은 책을 많이 읽어서 사회구성원으로 바른 시선을 키워 가는 것이야말로 삶을 살아가는 데 긍정적인 힘이 될 것입니다. 글을 쓰는 일은 삶을 관찰하고 성찰해 가는 과정입니다. 

많은 응모 작품 중에서 어린이다운, 청소년다운, 성인다운 글에 우선순위를 매겼습니다.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고민하고 애쓴 응모자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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