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박 백비한방병원 병원장
홍순박 백비한방병원 병원장

최근 본원에 내원한 안산시 거주 50대 여성 장모 씨의 경우 코로나 확진 전 몸무게가 56㎏에서 확진 후 62㎏으로 증가했다며 치료받기를 원했다. 코로나 확진 후 만성기침, 어지럼증, 두통, 관절 통증, 부정기 출혈, 몸무게 증가를 호소하는 환자분들이 많아졌다. 

2021년 코로나 대유행 시기에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코로나19와 비만 관련 건강행태 변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유행 이전과 코로나 이후의 식생활 형태, 신체활동 정도, 몸무게 증가 등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중 42%가량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몸무게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증가한 몸무게의 평균은 3.5㎏으로 나타났다.

여름으로 다가갈수록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코로나 후유증으로 인한 몸무게 증가는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대부분의 몸무게가 증가한 환자분에게 체중 증가의 원인을 물어보면 ①너무 많은 음식을 섭취해서 ②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해서 ③고기를 많이 섭취해서 ④지방을 너무 많이 먹어서 ⑤운동을 적게 해서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다. 

과연 이러한 것들이 원인일까? 최근 다이어트 관련 기사를 보면 ‘덜 먹고 많이 움직여라’로 요약할 수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조차 ‘건강한 체중을 만들기 위해서는 식음료에서 얻는 열량을 줄이고 신체활동을 늘려야 한다’고 이야기하니  일견 덜 먹고 움직여라가 정답처럼 보인다.

하지만 본원에 내원한 다이어트 환자분들을 성별로 분류해 보니 100건 중 84건은 여성분, 16건은 남성분이었다. 여성분의 경우 많이 안 움직이고 많이 먹어서 ‘BMI 지수가 29 이상의 비만체형에 해당할까?’라는 의문이 생기는 부분이다. 비만의 첫 번째 원인은 남녀의 차이다. 유전학적으로 보자면 사춘기 이전 남녀의 체지방 비율은 비슷하다. 하지만 사춘기 이후부터 호르몬의 영향으로 남성들은 근육량이 많아지고, 여성들은 체지방량이 많아지게 된다. 두 번째 원인은 유전적 요인이다. 미국 내에서 진행된 540명의 입양아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에서 입양된 아이의 몸무게는 양부모가 제공한 환경과도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양된 아이의 체중과 실제 친부모의 체중을 비교한 결과 오히려 양부모보다 연관관계가 더 있다고 입증됐다. 즉, 양부모에게 키워진 입양 아이의 몸무게는 대체적으로 양부모보다는 친부모와 관련성이 크다는 연구다. 환경 요인보다 유전적 요인이 체중과 상관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연구다.

대략적으로 살펴본 바 비만의 원인은 남녀의 차이, 유전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한의학에서는 허준 선생님이 지은 「동의보감」의 의학 체계를 계승·발전시켜 이제마 선생님이 사상의학을 제창하셨다.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발간한 한국인의 표준 체질별 얼굴 형태를 보면 태음인의 경우 대체적으로 살집이 크고 체지방이 많이 나간다. 즉, 현대의학에서 이야기하는 남녀의 차이, 유전 요인의 차이 등이 한의학적으로는 체질로 이야기할 수 있다. 

살찌기 쉬운 체질에는 태음인 여성이 해당한다. 태음인의 경우 간의 기능계통은 발달했지만 폐의 기능계통은 떨어진다. 호흡기 계통을 강화하는 한약 처방과 체지방을 분해할 수 있는 저강도 장시간 운동이 필요하다. 피톤치드가 풍부한 오솔길을 장시간 가볍게 산책하는 것이 태음인 체질의 여성분에게는 다이어트에 많은 도움이 된다. 그 외 다른 체질의 사람들은 약간 숨이 찰 정도의 저강도 운동을 추천한다. 

자신에게 적합한 강도의 운동을 찾으려면 적절한 운동을 한 후 1분당 심장 박동 수를 세어 보면 된다. 자신에게 맞는 목표 심장 박동 수는 최대 심장 박동 수(220-나이)의 60~80% 정도가 적정하다. 체중 감량을 위한 저강도 장시간 운동은 1주일에 4회 정도 꾸준히 해야 도움이 된다는 것을 명심하자.

<백비한방병원 홍순박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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