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변증은 간암의 주요 위험 인자이므로 적극적인 예방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소화기내과 김영석<사진>교수는 "간은 재생능력이 뛰어나지만, 손상 원인에 지속 노출되면 만성 염증이 생기고 정상 조직의 섬유화가 진행된다. 섬유화 조직이 많아지면 간의 재생능력에 문제가 생기고 기능이 저하되는데, 이를 ‘간경변증’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간경변증이 진행되면 황달과 어깨·등·가슴에 거미 다리 모양의 모세혈관 확장, 붉은 손바닥 등이 관찰된다. 남성은 유방이 여성처럼 커지거나 고환이 작아질 수 있으며, 여성은 월경이 불규칙해지기도 한다. 간경변증이 심해지면 복수가 차는 복부 팽만, 정맥류 출혈로 인한 토혈·혈변·흑색변 등이 생기거나 의식이 나빠지는 간성뇌증이 발생할 수 있다.

김 교수는 "간암 환자의 75~85%는 간경변증이 기저질환이라는 보고가 있다. 간암 외에도 복수, 부종, 위·식도 정맥류 발생 및 출혈, 간성뇌증 등 관련 합병증이 나타나면 환자의 예후가 매우 불량해지므로 간경변증에 대한 적극적인 예방과 치료가 필요하다"며 "특히 간경변증은 만성간염이 주원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간염에 의한 환자는 줄고, 음주나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에 의한 환자가 느는 추세다"라고 경고했다.

진단은 초음파, CT, MRI 등 영상검사를 통해 간의 구조적 변화를 확인한다. 최근에는 간 섬유화 정도를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간 섬유화 스캔 검사’가 널리 이용된다. 또 필요에 따라 특수 혈액검사 등을 추가해 종합적으로 진단한다. 간경변증이 한번 진행되면 정상 간 상태로 완전히 회복되기 어렵고 간암 발병 위험이 커진다. 간경변증을 예방하려면 ▶B형간염 예방접종 및 B·C형간염 항바이러스제 치료 ▶금주 ▶체중 및 혈당 관리 ▶식약품 오·남용 금지 등을 통해 간 기능의 추가 손상을 줄여야 한다. 또 복수, 정맥류, 간성뇌증 등 합병증 관리를 위해 ▶저염식 식사 ▶이뇨제 투여 등을 시행한다.

김영석 교수는 "간은 ‘침묵의 장기’로 피로감, 전신 쇠약, 식욕 감퇴, 메스꺼움, 구토, 복부 불쾌감 등 일반적인 간질환 증상은 소화기질환 증상과 구분이 어려워 간경변증의 조기 진단이 어렵다. 황달, 모세혈관 확장, 복수 등의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간경변증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이므로 만성간염이나 대사질환 환자 등 고위험군은 정기 간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천=최두환 기자 cdh9799@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