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진  검단탑병원 비뇨의학과 과장
강용진 검단탑병원 비뇨의학과 과장

영·유아기의 대소변 훈련을 거치고 나면 평균적인 성인은 본인의 의지대로 소변을 참는 능력을 획득하게 됩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이런 능력이 손상돼 본인 의지와는 상관없이 소변이 새는 증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 증상을 가리켜 요실금이라고 합니다.

요실금 증상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줍니다. 요실금 환자는 항상 화장실 위치를 확인하게 되고, 장거리 운전이나 대중교통 사용에 불편을 겪기도 하며, 때로는 성인용 패드 착용의 불편감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 뿐만 아니라 요실금은 수치심을 유발해 사회생활을 위축시키고 스트레스를 가중시켜 우울증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요실금은 다양한 연령대나 성별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원인에 따라 생활 습관 개선부터 약물치료, 운동요법, 수술 등으로 주된 치료 방향이 달라지므로 전문과목 진료를 통한 올바른 진단이 필요합니다.

복압성 요실금은 평상시에는 괜찮다가 기침을 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해서 배에 힘이 들어가는 경우 발생하는 요실금입니다. 단계에 따라서는 심한 경우 걷거나 뛰는 동작만으로도 증상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노화, 출산, 비만으로 인해 골반 근육이 약해져 요도 괄약근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 원인으로, 경증인 경우 괄약근 운동요법으로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복압 증가에 저항할 수 있는 버팀목을 만들어 주는 수술적 치료가 가장 효과적입니다.

절박성 요실금은 강하고 갑작스럽게 요의를 느끼면 참지 못하는 절박뇨 증상에 동반해 소변이 누출되는 요실금입니다. 필요 이상으로 방광이 수축하는 과민성 방광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며 비교적 고령으로 갈수록 발생 빈도가 늘어나지만 남녀 구분 없이 흔한 질병으로, 보통 낮에도 소변이 자주 마렵지만 막상 소변을 보면 개운하지 않고 양도 적은 경우가 많습니다. 야간에도 요의를 느껴 잠에서 자주 깨기 때문에 수면 부족으로 만성적인 피로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이는 급성 방광염과 증상이 유사하지만 증상이 지속적이고 시간이 경과해도 저절로 해결되지 않아 불편함을 감수하고 치료 없이 지내는 경우도 자주 보게 됩니다. 환자 자신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럽의 한 조사에 따르면 과민성 방광은 40세 이상 남자의 16%에서, 여자의 17%에서 발생하며 특히 75세 이상의 남자는 42%, 여자는 31%에 이를 정도라고 합니다.

절박성 요실금 증상은 복압 증가에 저항하는 구조물의 약화가 원인이 아니므로 수술적 치료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과민성 방광의 경우 방광의 신경이나 근육의 변화가 원인이므로 이를 억제하는 약물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절박성 요실금 증상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커피 등의 기호식품에 포함된 카페인은 방광을 자극하므로 섭취를 줄이는 등의 생활 습관 개선이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앞서 설명한 복압성 요실금과 절박성 요실금은 항상 따로 발생하는 질병이 아닙니다. 절박뇨와 복압에 의한 요실금이 동반된 경우를 복합성 요실금이라고 하며, 각자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복압성 요실금은 수술적 치료나 운동치료, 절박성 요실금은 생활 습관 개선이나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남성은 구조적으로 요도의 길이가 길기 때문에 소변을 조절하는 기능에 이상이 생기더라도 요실금 증상이 생기는 빈도는 낮으나, 요실금이 생긴 경우 다른 질환에 의해 이차적으로 증상이 유발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근본 원인이 되는 동반 질환에 대한 치료가 중요합니다.

당뇨가 있거나 고령인 경우, 전립샘비대증이 심한 경우, 본인은 소변을 시원하게 봤다고 느껴지지만 소변이 자주 마렵고 뜻하지 않게 소변으로 속옷이 젖는다면 잔뇨량이 많아 소변이 넘치는 경우일 수 있습니다. 방치하게 되면 방광 및 신장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원인 질환에 대한 검사 및 치료가 필요합니다.

전립샘 질환은 최근 발생 빈도가 증가해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전립샘암, 전립샘비대증 수술을 받은 환자를 볼 수 있습니다. 수술 후 발생하는 중장기 합병증 중 가장 불편한 것들 중 하나로 요실금이 있는데, 수술 후 6개월∼1년 내에 대부분 개선되지만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추가적인 검사나 치료가 필요하며, 회복 기간에는 꾸준한 골반근육운동이 중요합니다.

약물치료나 수술적 치료 못지않게 생활 습관이나 운동도 증상 조절에 중요합니다. 요실금 증상 경감에 도움이 되는 생활 습관 개선 방법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감량-비만은 복압성 요실금의 위험인자로 과체중인 경우 감량으로도 요실금 증상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골반근육운동-①1.5~10초간 대변이나 방귀를 참는 느낌으로 항문을 조입니다. 이후 천천히 힘을 풀고 잠시 쉬었다 조이는 동작을 8-10번 반복합니다. 

②이번에는 빠른 동작으로 항문을 조였다 풀었다 반복합니다. 

③1~2번 동작을 하루에 4∼5번 반복하세요

▶카페인 섭취 제한-커피, 녹차, 홍차, 에너지드링크, 탄산음료 등에 들어있는 카페인 성분은 방광을 자극해 과민성 방광을 악화시킵니다. 

▶수분 섭취 제한-25% 정도의 수분 섭취 감소가 빈뇨 증상을 완화시킬 수는 있지만 절박뇨 증상에는 효과가 없고, 수분 부족으로 인한 탈수의 위험이 있으므로 전문의의 지도·감독 하에 시행해 보는 편이 바람직합니다.

▶혈당 조절 및 시간제 배뇨-요의가 없더라도 시간에 맞춰 소변을 보는 훈련이 필요하며, 혈당 조절도 배뇨 기능 개선에 큰 도움이 됩니다.

<검단탑병원 비뇨의학과 강용진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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