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생태강사로 활동하면서 인천의 자연 속 생태와 생물들의 소중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전합니다. 그 과정에서 많이 배우기도 하고, 배운 내용을 또다시 나누면서 만족하는 삶을 살아서 행복합니다."

인천시 서구 가좌동에 거주하는 환경특별시민 조윤희(54)씨는 14년 전 우연한 기회로 생태교육에 관심을 갖기 전까지는 평범한 주부였다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2008년께 자녀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면서 심곡동으로 이사했고, 그곳에서 자녀 교육관이 비슷한 학부모들과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들’ 모임 활동을 시작했다.

‘다음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2003년 서구 연희동과 심곡동 일대 주민들이 모여 만든 교육공동체다. 품앗이로 과학실험이나 그림동화 읽기, 미술, 논술 등 아이들에게 정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외부 기관을 통해 숲 생태 체험교육을 하기도 했다.

숲 생태 체험교실에서 학생 인솔과 안전지도를 위해 보조도우미로 참여한 날이 조 씨에게 특별한 경험을 안겼다. 무심코 지나가던 풀들도 각각의 이름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자연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조 씨는 가좌동으로 다시 이사를 가게 됐다. 그곳에서 호봉산 생태모니터링 활동을 주로 하는 ‘희망을 만드는 마을사람들’이라는 마을공동체 모임을 만났다. 조 씨는 모임에서 호봉산 연못 정화활동을 하며 생태교육강사나 숲 해설가 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숲 체험을 필요로 하는 곳에서 봉사를 하려고 인근 지역아동센터 새벽 공부방 친구들과 호봉산에서 숲 체험을 시작했다.

조 씨는 "희망을 만드는 마을사람들 모임에서 새벽 공부방을 시작으로 인근 가정초등학교, 석남초등학교, 가좌고등학교 등의 학생들과 숲 체험을 하게 됐고, 참여 학생들이 즐거워하는 모습들이 참 예뻐 보였다"며 "자연과 함께하는 경험을 쌓은 사람들은 눈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도 아름다운 생명들이 활동 중이라는 사실을 쉽게 느끼기 때문에 생명을 좀 더 조심스럽게 대하게 된다"고 말했다.

조 씨는 숲 생태교육에서 단순한 관찰활동에 그치지 않고 전문적인 지식을 쌓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이어간다. 도감을 찾아가며 이름을 알아가고 번식 방법과 생태 영향 등을 공부하는 식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누적되면서 조 씨는 산림교육전문가로 활동하기 위한 숲 해설가와 유아 숲 지도사, 조경기능사, 도시농업관리사, 종자기능사, 원예복지사 자격증을 차례로 취득했다. 앞으로도 역량 강화에 힘써서 숲 해설가로 오래 활동하기로 마음먹었다.

조 씨는 "숲을 보려고 멀리 있는 유명한 휴양지를 찾아가도 괜찮겠지만 인천 곳곳에도 충분히 아름다운 도시숲이 있으니 시민들이 많이 방문하고 사랑해 주길 바란다"며 "시민들에게 인천 도시숲의 소중함을 알리고자 숲 해설가로서 하는 데까지 노력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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