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2022년 6월 25일은 한국전쟁 발발 72주년이 되는 아주 뜻깊은 날이다. 그런데 북한 당국은 남한 탈북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문재인 정부를 노골적으로 비난하면서 2000년 6·15 평양공동선언, 2018년 4·27 판문점공동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더니 2020년 6월 16일에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동의 없이 폭파하고 남북 간 모든 통신선을 차단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훈풍이 불던 남북관계가 3년 반 전의 냉전 상태로 되돌아가 지금 남북한은 준(準)전시 상태에 돌입했다. 북한은 최근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고와 제재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미사일을 계속 발사하고 핵실험을 단행 또는 새로 준비하고 있어 동북아는 물론 세계 평화를 위협한다. 윤석열 정부는 지금 당면한 총체적인 국가 안보위기와 복합적인 경제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해 획기적인 새로운 정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전쟁은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 북한군이 선전포고도 없이 242대의 탱크와 170대의 전투기를 앞세우고 서부, 중부, 동부 전선에 걸친 전면 남침을 개시해 시작됐다. 남한군이 거의 무방비 상태에서 북한군의 기습을 받아 북한군은 낙동강까지 진격할 수 있었다. 맥아더 장군이 이끄는 한국군과 유엔군이 전열을 정비해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해 9월 28일 서울을 수복하자 전세는 역전됐다. 한국군과 미군이 북진해 압록강까지 진격하자 북한의 동맹국인 중국군이 1950년 10월 인해전술로 한국전쟁에 개입해 한국군과 유엔군은 후퇴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땅을 한 평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이다가 결국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을 맺게 됐다. 

요컨대 한국전쟁은 1950년 6월 25일부터 1953년 7월 27일까지 1천129일 동안 남북한 전역에서 벌어진 치열한 동족상잔의 전쟁으로, 핵무기만 제한된 세계 3차 전쟁과 다름없어 많은 생명과 재산을 잃고 말았다. 국군 62만 명, 유엔군 16만 명, 북한군 93만 명, 중공군 100만 명, 민간인 250만 명, 이재민 370만 명, 전쟁미망인 30만 명, 전쟁고아 10만 명, 이산가족 1천만 명 등 당시 남북한 인구 3천만 명의 절반이 넘는 1천900만 명이 피해를 입었다. 그리고 우리의 아름다운 삼천리 금수강산이 황폐화됐고, 공업 기반의 절반이 소실돼 국부의 4분의 1인 30억 달러(현 화폐 가치로만도 3조 원)의 손실이 있었다. 또한 남한에서는 수많은 민간인이 납북되거나 월북했고, 북한에서는 수많은 민간인이 월남해 인구의 대이동이 있었다. 그런가 하면 휴전선이 생겨 남북한이 분단되고, 남북 체제 대결이 심화됐다. 

이제 한국전쟁 발발 72주년이 됐지만, 한국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고 휴전 상태에 있으며, 북한 당국의 끊임없는 도발로 남북한 간에는 지금도 긴장 관계가 계속되고 있다. 실향민과 부상자들 중에는 지금도 경제적·육체적·심리적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 강제 납북되거나 행방불명으로 지금도 생사 확인이 잘 안 되는 분들이 많고, 전사자 유해 발굴은 지금도 비무장지대에서 계속되고 있다. 한국전쟁에 참전했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아직까지 보훈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분들도 많다. 

대한민국이 남북한의 평화통일과 국민 모두가 골고루 잘 사는 선진 민주복지국가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가 인내심을 갖고 군사행동이나 대북전단 살포 등 합의에 역행하는 상호 적대적 행동이나 언사를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정상화, 철도 및 도로 연결, 이산가족 상봉, 친미 사대와 외세 의존 탈피, 군축으로의 지향 등 남북한이 기왕에 합의한 사항들을 하루빨리 실천에 옮겨 끊어진 남북통신선과 남북관계를 조속히 복원해야 한다. 아울러 남북한의 경제와 문화와 학술 교류를 다각적으로 활성화해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남북한의 평화통일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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