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직선제 도입 후 인천에서 최초로 재선에 성공한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당선자는 6·1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일터에 복귀했다.

 당선자 신분이라기보다는 ‘인천시교육감’ 자체인 그는 선거 기간 내내 강조했던 소통과 과밀학급 해소 등 주요 현안들을 해결하고자 한껏 조바심을 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상대 후보가 만만치 않은 득표율을 기록한 터여서 도 당선자는 지역 교육계는 물론 학부모와 학생을 비롯한 유권자들에게 지난 4년과 앞으로의 4년에 대한 믿음을 심어 주려고 동분서주한다.

 여타 6·1 지방선거 당선자들이 취임도 하기 전에 자신이 내세웠던 공약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도 교육감 당선자를 만났다.

다음은 도성훈 교육감 당선자와의 일문일답. 

-지방선거에서 상대 후보도 만만찮은 표를 얻었다. 이는 학부모를 비롯한 유권자들이 그만큼 상대 후보 측 공약 등에 공감했다는 의미일 텐데 어떻게 분석하나.

▶승부를 가늠하기 힘든 선거였다. 교육감선거뿐만 아니라 인천시의회가 ‘여대야소’로 구성됐다. 모두 유권자들의 결정이고 뜻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교육은 정치와는 다르고, 달라야만 한다고 여기기에 교육행정 추진에는 큰 어려움이 없으리라 본다. 적어도 교육에는 진보나 보수가 따로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미래인 학생들에게 바른 교육을 하자는 데는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자나 시의원들도 모두 한마음 한뜻이리라 믿는다. 오로지 학생들을 위한 교육행정을, 학생이 중심인 교육행정을 펼칠 계획이며, 무엇보다 공통분모를 학생으로 놓고 머리를 맞대면 공감대를 형성하는 부분을 발견할 텐데 이를 토대로 지역 정치인뿐만 아니라 지역사회가 화합하도록 노력하겠다.

-직선제 최초 교육감 재선을 일궜다. 교육행정의 진행 방향에 변화가 있나.

▶우선적으로 건강이 최우선임을 온몸으로 느꼈다. 재임 기간 중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았고, 아직 종식은 아니지만 대폭 완화 단계까지, 즉 코로나19의 처음과 마지막 부분을 교육감직을 수행하면서 겪었다.

이를 통해 ‘안전 없이는 배움이 없다’는 진리를 뼈저리게 느꼈다. 그래서 선거 기간 내내 내세운 5대 공약 중 하나가 바로 ‘안전에 안심을 더하는 교육’이었다. 감염병뿐만 아니라 각종 재난, 등굣길, 급식, 학교폭력 등 교육현장에서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에서 비롯한 위험요소를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미 진행 중이던 교육행정사업은 그대로 유지하되, 지난 4년간 겪은 아픔을 앞으로의 4년에 녹여내 안전을 넘어 돌봄, 학력 문제, 심리정서, 사회성 문제, 또 더 나은 교육환경으로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학교를 보내는 교육 여건을 만들겠다.

-동아시아 시민교육도 지속되는지.

▶이 역시도 코로나19를 겪으며 뼈저리게 느낀 부분 중 하나다. 강대국들은 자국 보호 차원에서 이기주의적인 태도를 코로나19 기간 충분히 드러냈다.

우리나라도 세계시민교육 등을 통해 선진국 리더로 성장해 나가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동아시아 시민교육은 세계시민교육의 인천판으로, 앞으로도 지속하겠지만 조금 더 폭넓은 의미를 지닌 미래교육을 지향할 계획이다.

-선거 기간 가장 많이 등장한 말이 과밀학급이다. 해소 방안은 있나.

▶학교 적기 신설로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하겠다. 학교를 새로 만드는 데 3년 이상이 걸리는데 아파트 입주자들의 입주 시기는 2∼2.5년이 소요된다. 여기서 발생하는 시간적 차이가 학생과 학부모에게 불편함을 유발한다.

하지만 지난 4년간 교육감직을 수행하면서 ‘오피스텔에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토록 해 달라’고 국회의원과 교육부에 요구해 지난해 6월부터 오피스텔에도 학교용지부담금이 부과되기 시작했다. 또 지난해 1월 교육감협의회에 안건을 상정해 중앙투자심사위원회를 앞당기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 같은 성과는 모두 학교가 필요한 곳에 적기에 들어서는 근거가 되고,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편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지방선거를 통해 과밀학급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각 지역 학부모, 주민들과 소통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문제의 시작과 끝을 공유하며 논의해 나가겠다.

이 밖에 학급당 학생 수 20명 감축 부분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곳부터 우선적으로 진행하고, 지속 시행해 그 범위를 넓혀 갈 계획이다.

-학교시설 개방은 많은 시민들이 기대하는 부분이다.

▶선거 기간 만난 수많은 시민들이 학교시설 개방을 요구했다. 코로나19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운동장, 강당 등 체육시설 등을 비교적 자유롭게 이용했지만 코로나19로 문이 닫히고 더욱이 동호회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이용에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특히 코로나 장기화로 안전문제, 또 그에 따른 책임 문제 등으로 개방이 늦춰졌다.

이에 따라 인천지역 학교시설은 개방에 그치지 않고 공유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며, 무엇보다 학생들의 안전이나 학습권 보장을 담보하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마련돼야만 한다.

특히 학교 교장이나 학교시설을 이용할 동호회 회원은 물론 주민들의 입장을 모두 조율해 점차적으로 개방해 나갈 계획이다. 이미 의견 조율 방안을 마련 중이다.

-교사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학교란 무엇인가.

▶학생들에게 최적의 교육환경을 제공하려면, 다시 말해 ‘학생성공시대’를 열려면 교직원이나 학부모 모두가 성공시대를 함께 열어야 한다. 이 중에서도 교육자들의 근무환경 개선은 매우 중요하다.

직접적으로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메신저인 이들의 근무환경이 열악하면 교육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교사들의 전문성이나 자긍심, 보람 등을 높이기 위한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교사들의 연구비나 학교 내에서의 부장 역할 등 교사들이 갖는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을 줄 계획이다. 담임수당 상향 조정 등 교사들의 노력이 온전하진 못하더라도 위로가 되는 수준 이상의 보상책을 마련하는 일도 한 방법이다.

하지만 이는 인천만의 정책으로는 되지 않기 때문에 시도교육감협의회 등을 통해 정부의 규정 개정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교사들과의 소통을 확대해 교원 가산점을 비롯한 인사제도를 다시 한번 손 볼 생각이다.

-시민들께 한마디.

▶지난 4년 동안 인천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 노력과 진정성을 다시 한번 인정해 준 시민들의 소중하고 현명한 선택에 우선 감사드린다.

굳이 시민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데 앞으로의 4년을 지낸다는 각오보다는, 오로지 학생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인천교육의 발전을 위해 다시 한번 4년을 불사르겠다. 그에 따른 결과가 시민들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리라 믿는다.

인천교육은 여러 현안을 마주하지만 맡겨진 사명을 당당히 감당하면서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학생 중심 교육을 실현하고, 교사의 자긍심과 전문성을 더욱 높여 나가겠다.

인천교육에는 존중과 공정함이 공존하며 살아 숨 쉬게 되리라 본다. 인천교육행정의 책임자로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와 교직원, 시민 등 모든 교육주체들이 아름답게 소통하도록 노력하겠다.

시민과 학부모 모두가 인천교육의 동반자다. 인천 미래교육의 완성은 교육감이 아닌 지역사회의 사명으로, 어려운 일에는 앞장설 테니 응원을 부탁한다.  

이인엽 기자 yy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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