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에 폭우가 쏟아진 30일 남동구 만수동의 한 터널이 물에 잠긴 가운데 차량이 물보라를 일으키며 힘겹게 통행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인천지역 곳곳에서 30일 호우피해가 잇따랐다.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3시까지 100여 건의 호우피해 신고가 소방당국과 각 군·구에 접수됐다.

호우피해는 새벽시간부터 시작됐다. 0시 20분께 계양구 서운동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에서 1차로 방면으로 달리던 승용차가 중앙분리대와 충돌해 멈춰 섰다. 운전자는 차량에서 빠져나와 파손 부위를 확인하다가 내리는 비로 이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뒤따르던 차량에 치여 숨졌다.

오전 7시 46분에는 강화군 길상면에 위치한 빌라 지하가 물에 잠겨 소방당국이 배수 지원에 나섰다.

오전 8시를 넘어서면서 짧은 시간 안에 인천지역 평균 강수량이 10.2㎜로 불어 상습 정체 구간과 고속도로 진출입지역 등지에서 출근시간대 차량 정체가 이어졌다.

송도동에 사는 A(46)씨는 "송도에서 다리를 건너 빠져나오는 데만 40분이 걸렸다"며 "제3경인고속도로로 진입하려는 차량과 시내로 빠지려는 차량이 뒤섞여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오전 9시 20분께 강화군 양도면의 한 빌라 지하가 물에 잠기는가 하면, 오전 11시 39분께 강화군 송해면 솔정리의 한 도로에 나무가 쓰러져 도로가 한때 통제되기도 했다.

오전 10시 31분께 계양구 귤현동의 한 고속도로에서는 빗길에서 운전 미숙으로 차량이 난간에 충돌해 부상자 1명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려 기상청은 호우특보를 발효했다. 또 오후 4시 기준 강화군을 비롯한 인천지역 평균 강수량은 186㎜로, 기상청은 산사태가 우려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수도권기상청 관계자는 "농경지 침수와 농수로 범람, 비가 오는 지역은 가시거리가 짧아지므로 시설물 관리와 교통안전에 유의해야 한다"며 "특히 빗길을 달리는 운전자는 시야가 좁아져 운전하는 데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했다.

강인희 기자 kyh88@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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