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석 인천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송영석 인천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7월 1일은 사회적 기업의 날이고, 7월 첫 주 토요일은 협동조합의 날이다. 법률로 7월 첫 주를 사회적 경제 주간으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 2022년에는 경주에서 전국 사회적 경제 박람회가 열린다. 전국 각지에서 활약하는 사회적 경제인들이 모여 서로를 응원하고 그간의 성과도 공유하며 따뜻하고 살 만한 지역을 만들기 위한 활동을 자랑하기도 한다. 인천도 사회적 경제 주간에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각종 토론회와 포럼, 기념행사, 시민행사 등 사회적 경제를 시민에게 알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사회적 경제의 역할은 무엇인지 서로 이야기하는 장이 열리고 있다. 

코로나의 긴 터널에서 벗어나는 해방감을 채 즐기기도 전에 고물가·고유가·고금리 등 새로운 위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삶 전반의 어려움이 회복 기회를 갖지 못한 상황에 닥친 경제적 위기는 불안함을 가중시키고 있다. 위기상황이 닥치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고통스럽게 어려움을 맞는 이는 역시 취약계층이다. 

노후가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고령층, 활동 제약이 있는 장애인, 일자리가 불안한 계층들은 당장의 삶의 질이 떨어지고 미래를 예측하기 힘든 어려움을 겪는다. 이를 완화하고 보완하기 위해서는 따뜻하고 두터운 복지가 제도적으로 보장돼야 한다. 어려움을 이해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만들어 가야 한다. 취약계층에게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고, 필요한 곳에 적절한 사회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 그러나 제도로써 재정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일부 비효율적이거나 고비용을 수반하기도 한다. 새로운 대안도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 

어려운 시기에는 사회적 경제가 보완의 한 축을 담당한다. 이제 사회적 경제가 파트너로서 전면에 나서야 한다. 

사회적 경제는 취약계층의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사회적 경제는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사회서비스를 만들어 가고 있다. 사회적 경제는 사회 혁신의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있다. 노동시장 경쟁력이 없는 노인, 장애인, 경력단절 여성, 노숙자 등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을 미션으로 설정하고 어려움을 극복하며 기업활동을 수행하는 사회적 기업도 있고, 마을 주민이 스스로 협동해서 서로를 배려하고 마을을 살필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 가는 마을기업도 있다. 보건의료 취약계층의 건강을 지역에서 살피며 적정한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협동조합도 있으며, 어려운 가정의 아이 돌봄을 기꺼이 담당하는 사회서비스형 사회적 기업도 있다. 소상공인 사업자들이 협동해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사업자협동조합도 있다. 모두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사회적 경제가 함께한다. 

하지만 일부 사회적 경제에 대한 편견도 존재하고, 그런 평가가 뼈아프기도 하다. 사회적 경제가 지원받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라는 평가도 있고, 지원의 정당성에 문제제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지원받을 준비가 미흡한 경우에는 그런 취급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사회적 경제에 대한 지원은 일반 기업에 대한 지원 규모와 사회복지 관련 지원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사회적 미션을 수행하면서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만들어 가는 역할을 담당하는 사회적 경제에 대한 지원은 제한적이고 일면 단편적인 수준이다. 사회적 경제가 지원만을 요구하는 비효율적인 기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스스로의 사회적 미션을 항상 확인하고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회적 역할을 하는 기업이다. 다만, 이런 시선이 있다는 것에 대한 자성과 성찰은 중단 없이 해 나가야 한다. 

사회적 경제의 기본 작동 원리는 자조, 자립, 자발이다. 사람을 중심 가치로 하고 있으며,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시민 삶의 동반자이다. 아주 잘 알려진 인천의 사회적 기업 러블리페이퍼는 폐지 줍는 노인의 삶에 집중해 애정을 갖고 해결 방법을 만들어 가는 사회적 기업이다. 초기에는 기업이라 하기에는 미미했으나 가치를 현실로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사회 혁신을 만들어 간다. 노인의 일자리와 복지라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에서 출발해 사업 다각화로 환경문제 해결에도 나선다. 

"우리 기업의 목표는 망하는 것입니다. 사회적 문제가 잘 해결돼 더 이상 우리가 필요없어진다면 더 나은 세상이 돼 있을 테니까요." 사회적 기업 러블리페이퍼 대표의 말에 울림이 있다. 대다수 사회적 기업 대표들은 이러한 생각일 것이다. 사회적 기업가 정신이라는 말이 아니더라도 항상 성찰하고, 사회적 미션을 다시 돌아보고, 어려움을 돌파해 가는 도전정신이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는 모든 이들의 생각일 것이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사회적 경제에 대해 어떠한 정책 방향이 나올까 관심을 갖는다. 이는 더 나은 시민의 삶을 만들어 가는 방향에 대한 관심이다. 어떤 문제에 집중하고 어떤 방향으로 정책이 만들어질 것인가는 시민적 관심이고 사회적 경제인의 관심이기도 하다. 사회적 경제는 정책의 파트너로, 협력자로 기능해야 한다. 사회서비스 제공에 있어서도 공적인 기능을 시민의 입장에서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수행자로 역할을 잘할 것이다. 이탈리아나 영국의 경험을 본다면 사회적 경제가 정책파트너로 기능한다면 지속가능한 생산적 복지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며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원도심 활성화와 시민 복지를 위한 역할을 수행하는 데 사회적 경제는 매우 효과적이다. 시민이 참여하고 지속가능하고 활력 있는 원도심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다. 

7월 사회적 경제 주간에 4년을 책임질 새로운 지방정부도 출범했다.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살기 좋은 명품 도시를 만들기 위한 출발에 사회적 경제도 지역 곳곳에서 응원자로, 파트너로 함께할 것이다. 시민이 필요한 곳에 일자리를 만들고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경제가 더 활성화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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