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강관리협회 메디체크연구소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EID(Emerging Infectious Diseases)’에 국내 최초로 유전자분석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5일 공지했다.

연구 주제는 ‘2002∼2020년 국내에서 수집된 물개회충(Pseudoterranova decipiens sensu stricto)의 분자유전학적 진단(Molecular Diagnosis of Pseudoterranova decipiens sensu stricto Infections, South Korea, 2002·2020)’이다.

이번 연구는 19년간(2002∼2020년) 한국건강관리협회 16개 건강증진의원과 국내 병원에서 위·대장내시경을 통해 수집한 고래회충과(Anisakidae)의 유충 중 물개회충으로 의심되는 충체를 선별해 분자유전학적 분석을 통해 종 동정을 진행했다.

물개회충(Pseudoterranova decipiens)은 고래회충(Anisakis simplex), 바다표범회충(Anisakis pegreffii)과 함께 고래회충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고래회충과(Anisakidae) 기생충으로 국내에서는 1971년 첫 보고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감염사례가 보고된다.

고래회충증(아니사키스증)은 유충에 감염된 해양 어류나 오징어 등을 날것으로 먹거나 잘 익히지 않은 상태로 먹었을 때 인체에 감염되는 기생충질환으로, 생선회 등을 먹고 약 3∼8시간 후 상복부통, 오심, 구토 등의 급성증상이 나타나 식중독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만성화된 일부 환자에서는 충체가 위벽 또는 장벽으로 들어가 호산구성 육아종을 형성하기도 하며 알레르기성 증상도 드물게 나타난다.

분석된 유충 모두 기존에 보고된 물개회충의 유전자와 매우 높은 상동성을 나타내 이를 근거로 물개회충(Pseudoterranova decipiens)으로 동정했다.

고래회충과(Anisakidae) 유충의 진단을 위해서는 유충의 형태학적 분석이 유용하지만 내시경시 충체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훼손되는 경우가 많아 유충의 유전자 분석은 종 동정에 필수적이다.

건협 메디체크연구소는 이번 연구를 통해 유전자 분석에 사용한 표지자가 유전학적 종 동정 진단에 용이하다는 사실을 제시했고, 국내에서 최초로 유전학적 종 동정을 하고 물개회충속(Pseudoterranova)의 국내 감염양상에 대해 확인하는 성과를 얻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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