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박 백비한방병원  병원장
홍순박 백비한방병원 병원장

50대 여성 박모 씨는 최근 들어 어깨를 움직이기가 어렵고, 세수를 할 때나 머리를 감을 때 ‘악’ 소리가 저절로 나면서 팔을 들어 올리기가 힘들었다. 심지어 팔을 돌려 브래지어 후크를 풀기도 어려웠다. 최근 무더위로 인해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야간 통증도 증가해 수면장애까지 시작되니 너무 힘들어 치료를 고민하게 됐다. 처음 증상이 발생하고 1주일이 지나도, 2주일이 지나도 저절로 낫지 않자 본원에 내원해 치료를 시작했다. 

갑자기 발생하는 어깨질환은 병원에서 검사 후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 흔히 발생하는 어깨 통증 치료를 차일피일 미루다가 증상이 악화돼 내원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어깨 질환은 ‘오십견’, ‘석회성 건염’, ‘어깨충돌 증후군’, ‘회전근개 파열’ 등 종류가 다양하다. 초음파검사나 X-ray 촬영을 통해 석회성 건염, 어깨충돌 증후군을 배제하고 나면 대부분 환자분들의 증상은 오십견으로 진단된다. 환자 스스로 팔을 들어 올릴 때 가동 범위 제한이 발생하고, 의사가 환자의 팔을 수동으로 들어 올릴 때도 가동 범위 제한이 이뤄지면 오십견으로 볼 수 있다. 만약 환자 스스로 들어 올리기 힘드나 의사가 환자의 팔을 수동으로 들어 올릴 수 있으면 MRI 촬영을 통해 회전근개 파열을 진단할 수 있다.

오십견은 50대 이상 여성에서 발생하는 흔한 어깨관절 질환 중 하나다. 흔히 일본에서 50대 이후 발생하는 어깨질환을 ‘오십견(五十肩)’으로 부르는 데서 유래했다. 정확한 진단 명칭은 ‘동결견(frozen shoulder)’, 유착성 관절낭염(adhesive capsulitis)‘이다. 최근 대한정형외과학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새 어깨질환은 19.2%나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었다. 심지어 50대 이전 세대에서도 오십견이 발생한다고 하니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오십견은 어떤 증상을 특징적으로 나타낼까? 첫째, 낮보다 밤에 통증이 심하다. 둘째, 머리 감기, 빗질하기가 힘들다. 셋째, 허리 뒤쪽 허리띠를 잡기 힘들다. 넷째, 어깨 움직임의 범위가 줄어든다. 다섯째, 팔을 위로, 옆으로 뒤로 돌리는 동작에서 통증이 발생한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에 내원해 초음파검사, X-ray 촬영, MRI 촬영 등을 통해 감별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 초기 통증 시기에는 어깨가 뻐근한 느낌이 들다가 점차 통증이 증가하고, 어깨관절의 회전 범위가 제한된다면 지체 없이 병원에 내원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한방 치료 역시 오십견에 있어서 효과가 좋은 편인데, 한방 치료의 장점은 개인 체질을 판별하고 개인별로 오십견이 생긴 원인을 파악해 치료 계획을 세운다는 것이다. 

오십견 질환은 어혈이 잘 생기는 여성에게 호발하는 질환으로, 대부분 치료제에 어혈을 제거하고 혈액순환을 돕는 한약재를 투여하게 된다. 어혈은 동의보감 ‘혈문(血)’편에 잘 드러난다. "혈은 열을 만나면 붉은색이 돌면서 맑아지고, 찬 기운을 만나면 순환이 떨어져 걸쭉해지고 검어진다." 요약하자면 혈액순환이 잘 안 되는 이유는 혈이 차가운 기운을 만났기 때문이다. 남성에 비해 몸이 차가운 여성분들이 어혈성 질환에 잘 노출되는 이유다. 

한방병원에서의 치료는 양+한방 복합적으로 진행된다. 양방에서의 치료는 비스테로이성 소염진통제, 근육신경주사 등의 약물요법과 체외충격파, 도수치료 등 물리치료 요법으로 이뤄진다. 한방에서의 치료는 약해진 혈액순환을 개선시키는 한약 처방과 어깨 관련 혈자리(천종, 견우, 견정, 견료, 수족삼양경락 등)에 침, 봉침을 놓아 오십견 통증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외에도 어혈을 예방하는 복부 쑥뜸 치료와 약침 치료 등을 통해 어깨 관절강 내 순환을 돕고 어깨 가동 범위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돕게 된다. 

30개월의 긴 진행기간을 갖는 오십견 질환을 초기에 빠른 양·한방 복합 치료로 다스리면 진행기간을 줄이고 통증 지수도 낮출 수 있다. 

<백비한방병원 홍순박 병원장>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