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앞에 대출상품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오르며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 상단이 약 12년 만에 6%를 넘어섰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주택금융공사보증·2년만기)는 지난 16일 현재 연 4.010∼6.208% 수준이다. 작년 말(3.390∼4.799%)과 비교하면 상·하단이 각 0.620%포인트, 1.481%포인트 뛰었다. /사진 = 연합뉴스
17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앞에 대출상품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오르며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 상단이 약 12년 만에 6%를 넘어섰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주택금융공사보증·2년만기)는 지난 16일 현재 연 4.010∼6.208% 수준이다. 작년 말(3.390∼4.799%)과 비교하면 상·하단이 각 0.620%포인트, 1.481%포인트 뛰었다. /사진 = 연합뉴스

"올해 전세대출금리가 너무 높아져서 이젠 월세로 전환하는 게 오히려 나을 듯해요."

최근 정부의 금리 인상이 시장에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세대출금리가 6%를 돌파했다. 특히 수도권 전세 물량이 쌓이지만 갈수록 높아지는 금리로 신규 세입자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18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전세자금 대출금리(주택금융 공사보증·2년 만기)는 16일 기준 연 4.010~6.208% 수준이다. 앞서 지난달 24일 전세대출금리 상단이 5.771%였음을 감안하면 0.437%p 오른 형국이다.

이처럼 정부의 금리 인상이 시장에 반영되지 않았는데도 전세대출금리가 급격하게 오른 이유는 코픽스가 상승한 영향 때문이다. 코픽스는 대한민국 내 8개 은행들이 제공한 자금 조달 관련 정보를 기초로 해 산출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다. 코픽스가 오를 경우 은행이 더 많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하게 된다는 의미다.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38%로 5월보다 0.40%p 상승했다. 이는 2010년 1월 신규 취급액 코픽스 발표를 시작한 후 12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문제는 앞으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와 전세대출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0.50%p 인상)을 단행하면서 기준금리가 2.25%로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부동산시장에선 벌써 주담대 변동금리와 전세대출이 연내 7%를 넘으리란 전망이 짙다.

전세대출금리의 상승과 함께 경기·인천 등 수도권 전세시장의 물건은 쌓인다. 부동산R114의 전세시장 분석 결과, 수도권 전셋값은 0.03% 하락했다. 특히 지난 4주 동안은 0.05%나 떨어졌다.

이 같은 상황이 되자 최근 일부 세입자와 중개업소는 보증금을 줄이고 월세·반전세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1∼5월 경기지역의 누적 임대차 거래에서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 12만3천253건 중 39.5%인 4만8천633건을 월세가 차지했다고 나타났다.

부동산 전문가는 "전세자금 대출금리가 높아지면서 월세 전환하는 세입자들이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라며 "금리가 계속 오르리라 예상되면서 경기지역 올해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가 전세를 넘어서리라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백창현 기자 bc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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