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성남산업단지 전경.
현재 성남산업단지 전경.

50년의 짧은 역사에서 전국 12번째 대도시로 성장한 성남시. 그 중심엔 대한민국 제1호 일반산단인 성남산업단지가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단이 국내 산업 발전에 기여함과 동시에 도시의 규모도 바꿔 놓은 셈이다. 현재는 매년 10조 원 이상의 생산실적을 내는 전국 최고의 ‘하이테크밸리’로 발전을 거듭한다.

그 성장 뒤엔 변화와 혁신, 화합을 이끄는 ㈔성남산업단지관리공단이 묵묵히 역할을 수행한다.

# 국내 1호 일반산단에서 하이테크밸리로

성남산업단지(하이테크밸리)는 서울시 불량 주택 철거에 따른 이주 단지인 광주대단지 일부를 산업단지로 조성한 경공업 중심의 국내 1호 일반산업단지다.

광주대단지(8·10 성남 민권운동) 사건 당시 서울특별시로부터 공업단지를 인수해 현재의 시초가 됐다. 1971년 수정구 신흥2동 제1공단(현 법조단지 예정부지)에 자전거를 만드는 대영상사, 가방 제조기업인 풍국산업, 삼영전자공업 등과 같은 공장들이 들어서면서부터다.

성남하이테크밸리 경쟁력 강화 종합발전계획 조감도.
성남하이테크밸리 경쟁력 강화 종합발전계획 조감도.

성남산업단지관리공단(당시 성남공업단지협회)도 이때 출범했다. 이후 중원구 상대원동 100만여㎡의 제2공단과 13만여㎡의 제3공단이 차례로 들어서며 처음 6개 기업으로 시작한 입주기업은 10년여 만에 175개로 30배 이상 늘었다.

2000년대 들어선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로 선정되면서 제조업 중심에서 벤처도시로, 대부분 섬유업과 조립금속업, 식품업이 주를 이루던 기업들은 전기·전자, 지식산업 등 4차 산업 분야로 변모하는 중이다.

생산실적은 1980년 5천억 원에서 2000년 3조 원대로 가파르게 상승하다 최근에는 10조 원이 넘는다. 수출실적도 1980년 2억 달러에서 지난해 기준 7억 달러(9천318억여 원)에 이른다.

산단은 151만2천886㎡ 부지에 3천800여 기업이 입주했고, 근로자 수는 4만3천여 명이다. 이 가운데 지식산업센터는 41곳(3곳은 건축 중)으로, 전국의 일반산단 중에서 가장 많다.

처음 입주기업인 삼영전자공업㈜을 비롯해 ㈜파리크라상, 동원산업㈜, ㈜오리엔트, ㈜크린토피아, ㈜위니아전자, ㈜샤니, ㈜오리엔트, GE헬스케어코리아㈜, 고려은단㈜, ㈜코맥스, ㈜CJ씨푸드, ㈜여의시스템 등 각 분야 굴지의 기업들이 지역경제를 이끈다.

1971년 중원구 상대원지구 가내공업센터 시설공사 표지판.
1971년 중원구 상대원지구 가내공업센터 시설공사 표지판.

# 기업 변화 선도하는 관리공단

성남산업단지관리공단은 경기도와 성남시에서 위탁한 공장 등록 관련 행정과 기업 입주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일선 기관이다. 

새 집행부가 출범한 2019년부터 최근까지 추진한 상생협력으로 바이오와 전기·전자, 로봇, 식품, 섬유, 뿌리산업 등 6개의 업종별 클러스터가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메이커스페이스와 식품소공인 집적지원센터 등 기업 지원 플랫폼이 구축됐고, 스마트공장 보급·확산과 디지털 전환 등 중장기 혁신과제가 추진(진행) 중이다.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인 오아시스마켓과 연계한 온라인 플랫폼 판로 개척, 시 보조금으로 운영되는 기술마케팅 조사 분석(특허 기술이전) 사업도 우수 기술기업들의 성장을 돕는다.

983년 중원구 상대원동에 들어선 제2·3공단.
983년 중원구 상대원동에 들어선 제2·3공단.

대표적으로는 융합혁신기술 플랫폼 구축이 목표인 혁신지원센터(센터M 8층) 유치다. 성남시와 관리공단이 공동 수행기관으로, 국책연구소인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인증기관인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가천대·광운대 연구센터, 한국산업지능화협회 등이 컨소시엄에 참여 중이다.

성명기 이사장(㈜여의시스템 대표이사)은 "지난 3년이 혁신의 토대와 상생 분위기 조성의 시간이었다면 앞으로 3년은 전국 최고의 혁신산단, 차세대 스마트산단으로 올라서기 위한 디지털 전환 추진과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산단으로 목표를 정했다"고 말했다.

# 노후 산단 재생은 지자체와 함께 풀어야 할 숙제

공단의 상생혁신 노력에도 독자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 2015년 지정 이후 진척 없는 노후 산단 재생사업(교통 인프라·직주근접·용적률 완화 등)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행복주택 199가구가 건립 중이며, 7곳 지식산업센터 내 877호실의 기숙사도 운영(예정)되지만 희망자를 수용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여기에 근로자들의 편한 출퇴근을 돕는 숙원사업인 위례∼삼동선의 개통 시기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된 상태지만 예비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등 복잡한 행정절차를 통과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제 첫발을 뗀 정도다.

성남산업단지관리공단 명사 초청 강연 모습.
성남산업단지관리공단 명사 초청 강연 모습.

또 공장입지 규제인 용적률 문제도 걸림돌이다. 공단이 입주기업들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한다 해도, 이 같은 환경은 50년 역사의 산단 기업들의 터전 유지와 투자, 인력 수급 등에서 발목을 잡힐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관리공단 여병량 전무이사는 "산업용지의 과감한 용도 상향과 용적률 완화는 상업과 문화, 교육 등 근로자 편의시설의 조성과 건축물 수직 효율화로 산업총량을 늘리는 동시에, 적절한 개발이익 환수로 복합지원시설이 입지할 공간을 확보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상생프로젝트

명사 초청 조찬강연, 문화역사 트레킹, 기업인 가족음악회 등은 관리공단 제17대 성명기 이사장의 제안으로 시작된 하이테크밸리 상생협력 프로그램이다.

근로자와 주민의 워라밸을 돕는 공간도 관리공단 건물 2층에 마련돼 운영 중이다. 성남문화재단과 연계한 문화마루 place C 프로그램으로 통기타와 드럼 연주, 가죽·규방공예 등에 무료 참여 가능하다. 

의료산업 미니클러스터 초광역 교류회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의료산업 미니클러스터 초광역 교류회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주택가와 인접한 지리적 이점에 따른 지역사회와의 동행도 현재 진행형이다. 그동안 ▶기업마을 송년음악회 ▶지역주민센터(상대원1~3동) 김장 나눔 행사 지원 ▶성남 코주빅(코리아주니어빅밴드) 페스티벌 후원 ▶은행나무청소년장학재단과 취약계층 제습기 기부 ▶성남중원시민경찰연합회 지원 ▶안나의집, 아름드리문화원, 레인보우지역아동센터 등 복지시설 지원 ▶폭설 안전 대비 제설자제 무상 배포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관리공단은 2차 상생 프로젝트로 주민과 상인, 문화예술인 모두가 참여 가능한 청년거리 조성을 추진한다.

성명기 이사장은 "청년거리 조성은 야간·주말 공동화가 해소되고, 청년인구 유입에 따라 산업현장도 활력 증진의 효과를 내리라 기대한다"며 "일터가 퇴근 이후나 주말에도 삶의 활력이 되는 공간이자 주민들도 즐기는 장소로 변화를 이뤄 기업과 근로자, 지역사회가 함께 동행·성장하도록 유도해 나가겠다"고 했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사진=<성남시·성남산업단지관리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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