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시작되고 여름방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규칙적인 생활에 얽매여 있었던 청소년들에게 자유가 주어졌다. 여름방학은 청소년들에게 방학은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독서나 여행 등 평소에 시도하기 어려운 다양한 것을 경험하고 다음 학기를 준비하는 재충전의 시간을 부여한다. 하지만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아이들은 어느 때보다 가정에 머물고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가족 구성원 전체가 함께 모여 있는 시간이 긴 만큼, 이런 소중한 시간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가정교육의 소중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 

 최근 우리 사회 일각에서 교실붕괴·공교육위기 등 학교 교육에 대한 불신과 걱정이 비등하고 있다. 이런 사태를 초래한데는 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겠으나 산업의 고도화에 따라 지적 기능이나 전문교육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게 되면서 고학력 취득을 위한 교육열이 팽배해진 데다, 가정교육의 주안점을 오로지 상급학교 진학에 필요한 지식 습득에 두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학부모들이 자녀의 수준이나 적성은 무시한 채 진학에만 매달려 학원이나 과외 등 사교육에 열을 올리면서 정작 가정에서 이뤄져야 할 생활교육이나 인성교육은 소홀히 취급되거나 아예 사라진 지 오래다. 도리어 자녀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자녀를 통한 대리만족은 자식에게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주게 된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결국 부모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살아가느냐가 자녀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본보기가 될 것이므로 부모 스스로가 항상 최선을 다하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 

 가정교육도 교육의 범주를 벗어날 수 없다. 가정은 교육의 주체이며, 가정교육의 본질은 자녀들에게 올바른 인격의 틀을 갖춰주도록 하는데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의 자질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 부모의 성품이 그대로 자녀들에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급격한 변화로 전통적인 가부장제도가 흔들리고 핵가족화가 급진전되면서 가족이라는 공동체 의식이 붕괴되고 가정교육까지 흔들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부모들은 학교교육이 가정교육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항상 명심하기 바란다. 또한 자녀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도 부모의 몫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