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우리 국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뒤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이 시행됐고, 이때부터 세계는 비대면 중심 사회로 전환됐다. 비대면이 많이 익숙해졌다고는 하나, 생각보다 길었던 단절의 시간과 갑작스러운 회복을 마주하며 국민들은 정신건강학적 변화를 겪는다. 인하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원형·맹세리 교수가 정신건강학적 변화에 대한 충격을 완화하고자 2차례에 걸쳐 영상으로 코로나19 시대의 연령별 정신건강 변화와 마음건강 챙기는 법을 짚었다.

코로나19 시대 그리고 왕따… 우리 아이에게 시간이 더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https://www.youtube.com/watch?v=a5lWFyimhYM)

인하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원형·맹세리 교수 유튜브 영상 캡처.
코로나19 시대를 마주하면서 우선 영·유아라고 분류되는 3세 미만 아이들에게서 인지 발달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오랜만에 어린이집을 갔더니 아이가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데, 주로 또래나 부모 외의 다른 성인들과 관계를 잘 형성하지 못하거나 낯가림이 심하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코로나19로 우울이나 불안이 심화되는 증상을 겪기도 한다. 또래들과의 관계가 중요하고, 이 연령대에서 사회화를 연습해야 하는데 격리나 비대면 수업들이 장기간 유지되다 보니 집단 내에서 고립되고 소외당하는 경험을 겪게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를 사회 전체적인 문제라고 인식하기보다는 ‘나만 고통스럽다’는 자책으로 받아들이는 점이다. 청소년은 SNS로 사회적 관계를 치환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현실과는 다소 동떨어지는 경험들을 하면서 우울이나 불안을 적절히 소화하지 못하고 이는 자해 등으로 이어지는 문제가 발현되기도 한다.

반대로 ‘왕따’를 당했던 아이들은 오히려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에는 심적으로 편했으리라는 분석도 나왔다.

맹세리 교수는 "또래 집단 안에서 역할을 해내야 한다고 압력을 받던 아이들이 거리 두기로 오히려 자신에게 집중하고,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내가 중요시하는 가치관들은 무엇인지 숙고하는 시간을 가져 긍정적이라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만, 학교 수업이 정상화되면서 예기불안(자신에게 어떤 상황이 다가온다고 생각되는 경우 생기는 불안)처럼 더 겁을 먹고 일상 회복에 두려움을 가질지도 모르는데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의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경우 우울이나 불안과 함께 무기력함이 나타나는 특징을 보인다.

성인들 역시 관계의 단절로 고립감을 느끼고, 질병에 대한 막연한 공포와 불안감이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다. 회식은 줄었지만 ‘혼술’의 빈도가 늘었고, 1인당 평균 음주소비량이 늘었다는 주류업계의 통계나 소비 행태 분석이 이를 방증한다.

코로나19로 인한 노인들의 정신건강도 중요한 문제다. 청소년과 젊은 성인들은 자신의 욕구 분출과 소통의 길을 SNS와 같은 새로운 영역에서 찾기 십상이다.

하지만 노인들은 IT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며 고립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집에 오랜 시간 머물다 보니 질병도 늘어나고 건강관리에도 문제가 나타난다.

김원형 교수는 "어르신들의 정신건강 관리는 흔히 ‘유지센터’라고 하는 공동주택 내 노인을 위한 문화·운동센터가 일정 부분 역할을 하는데,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장기간 문을 닫아서 소통이 단절되고 이는 곧 우울감으로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인엽 기자 yy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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