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최고의 밴드를 꼽으라면 두 번 생각할 필요도 없이 ‘비틀스’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1969년 공식 해체 이후 53년이 지났지만 비틀스의 음악은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실제로 2018년 월스트리트저널이 선정한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록밴드’ 순위에서도 당당하게 1위를 차지했다.

최고의 밴드라는 명성에 걸맞게 멤버 4인의 음악적 기량도 모두 훌륭하다. 팀에 가장 늦게 합류해 우리가 아는 ‘비틀스’를 완성한 링고 스타는 다른 멤버들에 비해 밴드 내 비중이 크진 않았지만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드러머이자 록 드럼의 기본을 정리한 뮤지션으로 평가받는다. 팀의 리드 기타를 담당한 조지 해리슨은 활동 중반기 이후 싱어송라이터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Something’ 같은 명곡을 만들어 냈으며, 밴드 음악의 여러 곡에서도 화려한 기타 실력을 선보인 바 있다. 무엇보다도 비틀스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존 레논과 폴 메카트니는 팀의 음악적 정체성을 구축한 핵심 인물들이다. 존이 작사한 진솔한 가사는 폴의 아름답고도 흥겨운 멜로디와 만나 세계인이 사랑하는 음악이 됐다.

2016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비틀스:에잇 데이즈 어 위크’는 일주일을 8일처럼 바쁘게 산 그룹 비틀스의 1962년부터 1966년까지, 그들을 무대에서 볼 수 있었던 5년의 시간을 담아낸 작품이다.

멤버 모두 영국 리버풀 출신인 비틀스는 존 레논이 1957년 조직한 고교 밴드에서 출발한다. 이후 폴, 조지, 링고가 차례로 팀에 합류하면서 비틀스는 1962년 10월 공식 데뷔한다. 첫 싱글인 ‘Love Me Do’의 성공으로 얻은 자신감을 통해 팀은 1963년 발매한 1, 2집 두 장의 앨범으로 영미권에서 대성공을 이뤄 낸다. 1964년 비틀스가 미국의 유명 TV 버라이어티 쇼 프로그램인 ‘에드 설리번 쇼’에 출연하기 위해 JFK공항에 내렸을 때, 공항은 그야말로 소녀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때가 소위 말하는 ‘브리티시 인베이전’, 즉 영국의 음악과 대중문화가 미국을 강타한 시작점이 됐다.

비틀스가 처음 대중에게 인식된 느낌은 ‘아이돌’ 그 자체였다. 귀여운 바가지 머리에 단정하게 차려 입은 양복은 멤버 4명의 미소년적인 이미지와 결합해 시너지를 이뤄 열광적인 팬덤을 형성했다. 외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로큰롤 사운드의 음악 자체가 청소년들을 매료시켰다.

영화는 비틀스가 데뷔 후 5년간 15개국 90여 개 도시를 돌며 815회의 월드 투어를 펼친 족적을 따라간다. 역사의 산증인으로 폴과 링고가 인터뷰에 참여했고, 고인이 된 존과 조지는 생전 인터뷰로 목소리를 냈다. 그 외에도 비틀스의 열성 팬이었던 배우 시고니 위버와 우피 골드버그 등 다수의 유명 인사 인터뷰를 통해 당시 그들의 영향력과 역사적 의미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전기 영화에 일가견이 있는 론 하워드 감독은 시대의 아이콘이 된 비틀스를 재현 대신 다큐멘터리로 담아 ‘비틀스 현상’으로 전 세계를 흔든 당시를 회고한다.

사실 비틀스는 데뷔부터 해체까지 활동 기간은 8년 내외로 짧은 편에 속한다. 영화가 담아낸 5년은 데뷔 이후 그들이 무대에 선 시간을 집중 조명한다. 아이돌로 시작해 진정한 아티스트로 거듭나기까지 쉼 없이 달려온 그들이 남긴 음악적 유산은 현재 진행형으로 우리 곁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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