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 ‘뺨 때리기’ 놀이가 유행하면서 잘못된 놀이문화로 정착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제보자 김모(41·여)씨에 따르면 지난달 초께 연수구 송도동 길거리에서 중학생으로 보이는 남학생 2명이 서로의 뺨을 때리며 노는 모습을 목격했다.

김 씨는 당시 학교폭력이 의심돼 자리를 떠나지 않고 이들을 지켜봤다. 서로의 뺨을 때리면서도 웃기도 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비교적 심한 장난이라고 판단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자리를 떠나야만 했다.

그는 "폭력성 짙은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다"며 "학생들이 뺨 때리기 놀이를 하는 모습을 목격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어서 이미 학생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졌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이 더 커지기 전에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뺨 때리기’ 놀이는 학부모뿐만 아니라 어린 학생들 입장에서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심한 장난’이어서 제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계양구 병방동에 사는 김모(13)양은 "친구들 중에도 남자애들 몇몇이 서로의 뺨을 때리면서 노는 모습을 봤는데, 결국 싸움으로 번졌다"며 "싸움으로 이어지리란 걸 알기에 보는 사람마저 불안하다. 그런 장난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 같은 문제는 이미 공론화된 상태다. 모 카페 자유게시판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이 게시됐고, 수십 개에 달하는 댓글 중 상당수는 목격담이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네티즌들은 "우리 아이가 보고 배울까 봐 걱정된다", "웃으며 적개심도 없이 서로의 뺨을 때리는 모습이 더 충격적이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직접 뺨 때리기 놀이를 하는 학생에게도, 이를 지켜보는 학생에게도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칠까 두렵다"며 "학교와 각 가정이 나서서 잘못된 행동임을 교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인기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놀이를 학생들이 종종 모방하기도 하는데, ‘뺨 때리기’도 특정 인기 드라마에서 나오는 놀이를 모방했다고 생각된다"며 "뺨 때리기 놀이가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해 폭력성이 짙어진다고 판단되면 폭력예방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강인희 기자 kyh88@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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