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또 구설에 올랐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최근 ‘수도권매립지 이것이 궁금해요’라는 제목의 설명 자료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설명 자료에는 수도권매립지를 둘러싼 주요 현안 등에 대한 46개의 질문과 답변(Q&A)을 담았다. 하지만 질문 중 ‘수도권매립지는 언제 종료되나요’라는 부분이 문제가 됐다. 공사는 이에 대한 답변으로 "서울·경기 쓰레기는 대체매립지에서 처리하고, 인천 쓰레기는 현 매립지에서 계속 처리할 경우 명칭은 ‘인천매립지’로 바뀔 수 있다"고 게시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이게 가능한 일인가. 공사가 대체매립지 개념을 이해 못하고 뭔가 큰 착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인천시가 대체매립지를 조성하겠다고 한 취지는 대체매립지를 만들고 별도로 수도권매립지 폐기물 매립 용도로 사용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다. 쓰레기 매립지로 수십 년간 고통받아 온 주민들의 아픔을 이제는 끝내고 그 공간을 주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이유다. 또한 대체매립지는 이미 2015년 유정복 시장이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위해 환경부는 물론 서울시, 경기도와 합의한 대전제로 마련한 4자 합의에 따른 결정이기도 하다. 합의는 수도권매립지로 인한 주민들의 고통을 끝내고 대체매립지를 조성해 3개 시도의 쓰레기를 처리한다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이러한 대전제를 무시하고 대체매립지가 조성되더라도 계속 사용하겠다는 취지로 시민들에게 알렸다. 공사의 해명도 기가 막힌다. 공사는 인천시가 쓰레기 발생지 처리 원칙에 따라 기존 매립지를 사용할 가능성을 설명한 것이라고 했는데 한마디로 괴변이다. 이미 윤석열 대통령도 나서 대체매립지 조성에 힘을 쏟겠다고 했고, 유정복 시장은 선거 전부터 4자 합의 정신에 따라 대체매립지 조성에 나서야 한다며 취임과 함께 자체매립지 정책을 폐기했다. 국정을 흔들고 인천시정을 흔들려는 목적이 아니고서야 어찌 이런 일을 꾸미겠는가. 

 그동안에도 매립지 연장 등을 되뇌며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듯한 행보를 보여 와 더 할 말도 없지만 난데없이 꺼내든 인천매립지 카드에 시민들이 분노가 커지는 모양새다. 시민단체들의 수도권매립지공사 사장 퇴진 요구도 그 맥락이다. 공사 사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시민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좀 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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