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원형 교수 유튜브 영상 캡처.
인하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원형 교수 유튜브 영상 캡처.

‘엔데믹 블루’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엔데믹과 블루의 합성어다. 엔데믹은 감염병이 퍼져서 일상생활 풍토병으로 바뀌는 상황을, 블루는 우울증을 뜻한다. 코로나19가 풍토병으로 바뀌면서 나타나는 우울증 현상들이란 의미다.

2년을 훌쩍 넘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비대면 문화를 다시 대면 문화로 전환하면서 겪는 정신건강적 변화가 엔데믹 블루의 주요 원인이다.

김원형·맹세리 인하대 교수 모두 지금이 ‘뉴노멀(New Normal,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기준)’이라는 생각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현 시점이 새로운 기준이라는 생각으로 삶을 살면 된다는 의미로, 그렇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코로나19 이전의 상태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면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을 받게 되는데, 이는 우울감과 무기력감으로 나타날지도 모른다.

맹세리 교수는 "빨리 적응하기보다는 천천히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함을 모두와 공유하면서 ‘나만 또는 너만 힘든 상황이 아니다’를 인지하면 좋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정신건강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영유아기, 학령기 이전 아이들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양육자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보호자들은 단계적 일상 회복을 겪으며 대면 활동이 늘어나게 돼 피로도가 높아 보호자들의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일이 급선무다. 이후 양적인 스킨십이나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기보다는 실제로 상호작용을 늘리는 질 좋은 시간을 늘려 가야 효과적이다.

또 말이 많아지고 궁금한 점도 많아지는 3세 이후에는 더욱 질 높은 상호작용이 필요한데, 부부가 함께 상호작용 역할을 해야 좋은 효과를 거두게 된다.

학령기, 청소년기의 정신건강 관리는 일상의 루틴을 깨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우리 몸과 마음은 서로 연결돼 수면이나 식사 습관의 패턴이 깨지게 되면 불안이나 우울 조절에 악영향을 미친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대중매체나 SNS가 주는 이점은 누렸지만 그것만으로는 현실 세계를 살아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대면 활동을 통해 신체 활동도 늘리고 사회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성인 역시 마찬가지로, 정해진 시간에 기상하고 대면과 비대면 생활을 적절하게 섞어서 생활해야 한다.

청소년과 성인 모두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은 큰 도움이 된다. 너무 가벼운 운동보다는 땀이 나고 숨이 찬 운동 이후에 안정감을 느끼게 되며 스트레스 관리에 좋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긍정의 힘을 기르고, 감정적이기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하는 훈련들이 필요하다.

김원형 교수는 "우리가 어떤 사건을 겪었을 때 이에 대처하려고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나쁜 부분들은 염려하게 된다"며 "사건 그대로를 바라보며 감정의 뒤편에서 어려움을 헤쳐 나가면 스트레스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인엽 기자 yyy@kihoilbo.co.kr

코로나19 시대 그리고 왕따… 우리 아이에게 시간이 더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J0ngjy2mI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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