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단체가 유효기간(시효일자)이 지난 신증후군출혈열(유행성출혈열) 백신을 신병들에게 맞힌 육군 모 사단 신병교육대를 고발키로 했다.

학생학부모인권보호연대 군대입대 아들을 사랑하는 모임(학인연 군아모)은 10일 서울 용산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육군 모 사단 신병교육대를 상해치사 혐의로 고발한다고 9일 공지했다.

학인연 관계자는 "군인의 생명을 경시하고 신체에 위해를 가한 만큼 해당 신병교육대 총책임자와 오접종을 한 장교, 부사관을 훈련병 상해치사로 고발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부대에선 지난달 21일 유효기간이 12일 지난 유행성출혈열 백신을 신병 190명에게 접종했다. 오접종은 나흘 뒤인 지난달 25일에야 확인됐다. 다행히 별다른 이상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백신 오접종 사고는 장교와 부사관이 접종지침을 어기고 백신 유효기간을 확인하지 않아 벌어졌다고 학인연은 주장했다.

이들은 "신병들이 유효기간이 지난 백신을 맞고도 자정부터 새벽까지 야간 행군을 했다"며 "신병들이 마루타가 돼 임상실험을 당한 꼴"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유효기간이 지난 백신은 원칙적으로 폐기해야 하는데, 현재 괜찮다고 아무 책임이 없다는 말이냐"며 부대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학인연은 추가 접종을 권고한 육군과 질병청도 규탄했다.

학인연 관계자는 "육군은 제약사가 보관 시간에 따른 효과 감소 속도에 관한 연구 결과를 갖고 있지 않다고 전해왔다"며 "이는 추가 접종 필요성에 관한 판단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과학적 근거 자료가 부족한데도 재접종 판단을 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부대는 추가 접종 권고도 교육 수료 시까지 이행하지 않았다. 신병들은 지난 3일 교육을 수료했다.

안경환 기자 j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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