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집중된 폭우로 인천과 경기지역에 피해가 속출했다.

9일 인천시와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8일 인천지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되는 등 매우 많고 강한 비가 내려 도심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9일 호우경보가 발효된 인천시 부평구 한 빌라 입구에서 한 할머니가 주변의 도움을 받으며 침수를 막으려고 겹겹이 쌓은 모래주머니를 어렵사리 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9일 호우경보가 발효된 인천시 부평구 한 빌라 입구에서 한 할머니가 주변의 도움을 받으며 침수를 막으려고 겹겹이 쌓은 모래주머니를 어렵사리 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8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옹진군 영흥도 346.5㎜, 부평구 구산동 298.5㎜, 중구 전동 247.2㎜ 등 엄청난 양의 비가 퍼부었다.

이로 인해 중구 운서2교와 미추홀구 경인고속도로 종점 지하차도, 남동구 장수사거리 인근과 남동산단 입구, 계양구 작전동 토끼굴 등이 한때 통제됐다. 또 벽면 붕괴 등으로 이재민 11명(5가구)이 발생했고, 중구 운남동에서는 옹벽 붕괴 위험이 큰 지역의 주민 34명이 대피하는 소동도 일었다. 소방본부는 차량과 건물 침수 등으로 고립된 11명을 구조했다.

이처럼 기록적인 폭우에 시는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근무 2단계를 발령하는 등 대처에 나섰다. 이날 오후 5시를 기준으로 시와 군·구 인력 1천264명이 비상근무 중이며 인명 구조와 배수 지원, 안전조치 등을 위해 소방인력도 500여 명 투입됐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휴가도 중단한 채 긴급 점검회의에 나서는 등 시도 피해 복구에 분주한 상황이다. 유 시장은 이날 재난 상황을 보고받은 뒤 정부 차원의 긴급회의에 참석했고, 곧바로 10개 군·구 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특히 그는 이번 폭우로 피해가 발생한 지역에 대한 신속한 복구와 2차 피해 예방 등을 지시했다.

회의 후에는 중구 운남동 옹벽 붕괴 위험지역을 방문해 건축물 안전진단과 사전 피해 예방에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오후에는 부평구 일신시장에서 상인 피해 보상 방안도 적극 검토하도록 했다.

9일 오후 4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경기 여주시 산북면 명품리의 도로 주변이 내린 폭우에 붕괴돼 깊게 패여 있다.    이곳은 원래 공터였으나, 산사태와 함께 물살이 쏟아지며 없던 하천이 생겨났다. /연합뉴스
9일 오후 4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경기 여주시 산북면 명품리의 도로 주변이 내린 폭우에 붕괴돼 깊게 패여 있다. 이곳은 원래 공터였으나, 산사태와 함께 물살이 쏟아지며 없던 하천이 생겨났다. /연합뉴스

경기도 역시 8일부터 이틀간 쏟아진 평균 230㎜ 넘는 폭우로 아수라장이 됐다.

부천시의 한 상가는 집중호우로 인해 지하가 침수됐고, 여주시 산북면의 하천 일대에 사는 주민은 흘러내린 토사와 암석으로 인해 고립되기도 했다.

안양시 동안구의 한 아파트 단지는 지하주차장 2층부터 유입된 빗물로 인해 침수를 우려해 100여 대에 달하는 차량들이 도로변에 주차하기도 했다.

성남시 중원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폭우로 인해 토사와 물이 범람해 차량이 쓸려 내려가기도 했다. 특히 군포시 반지하에 사는 주민은 빠르게 차오르는 수압으로 인해 고립돼 위험한 순간에 맞딱뜨렸으나 다행히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구조됐다.

수원시와 의왕시를 잇는 지지대고개 도로 일부와 장안구에 위치한 장안지하차도 등은 통제됐다. 광명시 광명동에선 일부 주택가가 침수돼 100여 명(72가구)의 이재민이 일시 대피했다. 경기북부의 경우 의정부시 의정부동의 한 공영주차장에서 차량이 침수됐으며, 양주시 백석읍 광백저수지에 시민 1명이 고립됐다가 출동한 소방에 의해 구조되기도 했다.

포천시 설운동의 한 하천보가 붕괴됐고, 우수관이 역류하는 등 막대한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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