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도서관에 사서교사 배치가 턱없이 적은데도 내년 신규 사서교사 정원이 동결되면서 교원단체와 도서관단체, 시민단체 등이 ‘2030년까지 학교당 사서교사 0.5명 배치, 사서교사 중장기 수급 계획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서교사 정원 확보를 위한 공동 연대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학교도서관이 설치된 전국 1만1천741개 학교의 정규 사서교사 배치율은 12.2%(1천433명)이다. 이는 보건교사 75.4%, 영양교사 52.2%, 전문상담교사 30.1%보다 낮은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서교사가 없는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체계적인 독서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다. 

 오히려 사서교사의 역할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공무직 사서와 기간제 사서교사로 학교도서관을 운영해도 충분하다는 인식이 만연하다. 하지만 공무직 사서는 교사 자격이 아니어서 도서 대출 등 기본적인 도서관 관리만 담당할 뿐 학생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할 수 없다. 기간제 사서교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년 단위로 재계약하다 보니 중장기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계획할 수 없고, 정규 교원이 아닌 만큼 교육을 주도하기 힘든 위치에 놓여 있다. 따라서 최대한 많은 학생들에게 정보활용능력을 교육할 수 있도록 다른 비교과 교사만큼이라도 사서교사가 확충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늘날 독서교육은 학생들이 책을 읽도록 권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보를 분석하고 실생활에 이용할 수 있는 정보활용능력 중심으로 진행된다. 사서교사가 교육과정에 필요한 이유다. 학교도서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커졌음에도 사서교사 증원을 하지 않겠다는 발표는 교육부와 행정안전부의 교육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고 교사 역할을 무시하는 처사다. 

 교육 격차와 정보 격차로 인해 학생 문해력이 부족해지는 교육현장의 문제를 해결할 사서교사의 필요성을 소홀히 넘겨선 안 된다. 학교도서관이 교육정책에 부응하는 교수·학습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사서교사의 학교별 배치가 시급하다. 교육부는 2030년까지 50%의 사서교사 배치율을 달성하도록 돼 있는 ‘제3차 학교도서관진흥기본계획’을 상기하기 바란다. 사서교사 정원은 동결할 것이 아니라 대폭 증원해야 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