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를 1년간 잡아들일 TAC(총허용어획량)가 줄어들면서 어민들의 한숨이 커졌다고 한다. 인천에서 잡히는 어종은 다양하지만 특히 꽃게는 인천 어민들의 주력 어종으로 꼽힌다. 해양수산부는 지속가능한 수산자원을 유지하기 위해 연간 어획량을 정하고, 그 한도에서만 어획을 허용하는 제도인 TAC를 1999년부터 운영했다. 

올해 7월부터 내년 6월까지의 TAC는 45만659t으로, 이 중 인천에 할당된 총 어획량은 5천977t이다. 이는 지난해 6천318t에서 341t이나 줄어든 수치다. 전체적인 어획량뿐 아니라 인천 어획량의 약 70∼80%를 차지하는 꽃게 할당량까지 지난해 5천102t에서 올해 4천680t으로 422t이나 줄어들면서 어민들의 아쉬움이 크다. TAC를 줄인 데는 지난해 인천지역에서 대폭 늘어난 꽃게 어획량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인천의 꽃게 어획량은 지난해 9월 기준 2천117t으로, 전년 대비 15%가량 늘어나면서 풍어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적절한 자원 관리 차원에서 어획 할당량을 낮췄다는 설명이다. 

그렇다고 꽃게잡이 어민들의 수익이 크게 늘지도 않았다.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봄어기에 연평어장의 꽃게 어획량은 42만1천㎏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만9천㎏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꽃게 판매고는 64억9천만 원으로 지난해 47억9천만 원보다 3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어획량은 두 배 이상 늘어났지만 수익은 고작 36% 증가했을 뿐이다. TAC 영향으로 연평도 어민들이 잡는 양은 정해져 있는데 규제가 없는 다른 지역에서 꽃게가 많이 잡히며 단가가 떨어져 인천어민들의 수입이 동반 하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꽃게는 해류를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연평어장 등 인천에서만 나는 어종이 아니라 전국 어디에서나 잡힌다. 더구나 우리가 어족자원을 보존하기 위해 TAC를 적용하고 규제하는 사이 중국 어선이 동중국해와 서해에서 매년 4만t 이상의 꽃게를 잡아들이면서 싹쓸이해 국내 수산자원까지 위협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만의 단독 TAC 적용이 어족자원 보호라는 본래 취지를 달성하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그렇다고 TAC를 포기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우리 어민들의 이익을 우선한다면 늘어난 테이프 틀 듯 어족자원 보호라는 원칙적인 소리만 외칠 게 아니라 뭔가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게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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