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김성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국민의힘 경기도당위원장을 지낸 김성원(동두천·연천)국회의원이 수해지역 자원봉사 현장에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눈총을 샀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해당 발언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김 의원은 11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사과문을 내고 "엄중한 시기에 경솔하고 사려 깊지 못했다. 깊이 반성하며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민의힘 소속 의원 40여 명과 함께 서울 동작구 사당동 주민센터와 남성사계시장을 방문해 수해 복구 지원활동을 펼쳤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차기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안철수 의원, 나경원 전 의원 등이 동행해 침수된 건물 내 각종 집기와 살림살이 등을 정리했다.

문제의 발언은 김 의원이 자신의 봉사활동 차례를 기다리던 중 나왔다. 권 원내대표 등과 나란히 섰던 김 의원은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임이자 의원은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리라 예상했는지 손으로 김 의원의 팔을 치며 방송 카메라를 가리켰다.

이날 김 의원의 발언은 주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임명된 뒤 첫 공개 일정으로 당 지도부가 수해 주민들을 위로하기 위한 자리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더 논란이 됐다. 지난 8일부터 이어진 유례없는 호우로 각 지역에서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속출한 상황에서 피해자들의 심정과 동떨어진 의중이 그대로 표출된 셈이다.

주 비대위원장은 봉사활동 이전 당 소속 의원들에게 "수재민들의 참담한 심정을 놓치지 말고 장난 치거나 농담하거나 사진 찍는 일도 안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후 김 의원은 사과문을 통해 "남은 시간 진심을 다해 수해 복구 활동에 임하겠다. 수해를 입으신 분들께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해당 발언의) 잘못을 인정한 셈"이라며 "사과문을 보면 다른 핑계나 변명은 없고,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면서 수재민들의 피해 상황을 돕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김민기 기자 mk1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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