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영 인천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
신성영 인천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

아름다운 백사장과 갯벌이 공존했던 송도해수욕장에서 동생과 조개를 가지고 놀았던 어렸을 적의 기억, 그리고 지역 천주교 연례행사로 협궤열차를 타고 소래포구를 찾아 어른들은 회를 먹고 아이들은 바다에서 놀았던 기억까지, 어린 날들의 추억 속에 아름다운 바다와 함께할 수 있었던 인천이 있었다.

비단 30년이 지난 현재의 시간 속에 인천시민들에게 바다는 어떤 의미일까? 송도, 청라와 같이 개발 중이라는 미명 하에 혹은 내항, 북항, 남항 등 항구 보안 등의 이유, 접경지라는 이유 등으로 인천시민들에게 바다는 점점 익숙하지 않은 공간이 돼 버렸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워터프런트 도시 인천과 부산을 비교해 보자.

인천과 유사하게 부산은 항만과 해변이 있고, 바다의 강점을 십분 활용해 최고의 워터프런트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이미 너무나도 유명한 해운대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오히려 2022년 관광 키워드 검색 순위는 광안리가 해운대를 앞질렀다. 부울경의 모든 젊은이들이 그들만의 놀이문화를 즐기러 부산의 광안리로 모여든다. 대한민국의 유명하던 많은 상권들이 코로나로 시름시름 앓고 있지만 부산 광안리는 밤 12시가 넘어도 식을 줄을 모른다.

광안리뿐이랴? 부산에서 낙후됐다 평가되던 송도해수욕장과 송정 등 워터프런트가 가능한 모든 곳이 바다를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변모하고 있다. 특히 민락수변공원은 동해 바다 특성상 높은 파도가 치고 올라올 법도 하지만 바다를 막고 있는 월파벽마저 없애 버렸다. 아파트에서 바다까지 콘크리트 공원을 만들고 시민들과 바다 사이를 막는 그 어떠한 구조물조차 전부 파괴해 버렸다.

부산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용적률을 파괴적으로 높여 50층 이상의 주상복합이 가능하도록 도시개발계획을 수립, 해운대에는 국내 3·4위 높이를 자랑하는 LCT가 있고, 송도해수욕장 한쪽에는 50층이 넘는 주상복합이 위용을 뽐낸다.

이 정도로 만족할 법도 하지만 2020년 운행을 시작한 형형색색 캡슐열차로 유명한 해운대해변열차는 2021년 국내 관광객 핫키워드가 될 정도로 대표적 관광열차로 벌써부터 자리매김했다. 이 정도면 부산은 불가능한 것이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반면 인천의 현실은 어떠한가? 인천은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바다를 품고 있는 광역시임에도 불구하고 바다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섬으로 나가야 한다. 해수욕을 즐기려 해도, 그 흔한 케이블카를 타려고 해도, 관광열차를 타려고 해도, 인천에서는 섬으로 나가거나 즐기기가 불가능하다. 수도권 2천만 인구에게 서해안의 대표적 해수욕장을 꼽으라고 한다면 을왕리 해수욕장을 꼽을 테지만 을왕리 해수욕장은 50년 전 그 모습 그대로다.

인천은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도시다. 바다를 품고 있고 활용할 수 있어서다. 인천이 바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순간 인천은 대한민국을 견인하는 동북아 최고의 워터프런트 도시가 될 것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큰 산이 있다. 바로 안일한 생각과 불가능으로 치부하는 행정가와 정치가의 무력함이다. 부산에서 가능한 건 인천에서도 가능하다. 오히려 동북아 최고의 국제공항까지 보유한 인천이 유리하다 하겠다. 인천 앞바다를 마주하는 모든 곳이 사실 워터프런트가 가능하다. 송도, 청라, 중구, 동구, 서구의 바다들 그리고 인천을 대표하는 을왕리 해수욕장도 마음먹기에 따라 해운대처럼 변모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겠다. 오히려 을왕리 해수욕장의 땅값이 해운대 광안리의 반값도 안 된다. 해운대도, 광안리도 가능한 50층 주상복합이 을왕리에서 불가능할 리가 없다 하겠다.

인천을 대표하는 모든 행정가와 정치가에게 고한다. 부디 법적인 제한과 불가능의 늪에서 벗어나 창대한 워터프런트 인천을 꿈꾸자. 인천을 대표하는 수많은 행정가와 정치가의 마음속에 불가능을 없애자. 그러하면 인천 300만 시민들에게 진정으로 바다를 돌려줄 수 있을 것이고, 진정한 워터프런트 도시 인천이 탄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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