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원시 광교정수장 활성탄지에서 유충이 발견된 건 관리 부실이 원인으로 파악됐다. 환경부는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8일까지 진행한 전국 485개 정수장의 위생관리 특별점검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전국 정수장 27곳에서 깔따구 유충이 나왔다. 강원도 영월군 쌍용정수장에선 정수처리가 끝난 물이 모이는 정수지에서 유충 1마리가 발견됐다. 26개 정수장에서는 수돗물 ‘원료’인 원수(11곳)나 침전지·여과지·활성탄지 등 정수가 이뤄지는 곳(15곳)에서 유충이 나왔다.

환경부는 "이번에 유충이 발견된 원수 대부분의 수질은 1등급이었다"며 "원수가 더러워 유충이 나온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온 창원시와 수원시 역학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두 곳 모두 관리 부실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수원 광교정수장의 경우 창원시 정수장과 가정집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되자 지난달 11일부터 정수장 처리 시설을 긴급 점검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특히 활성탄지에서 유충이 발견됐는데, 방충설비가 미비해 유충이 유입됐다고 추정된다.

광교정수장은 팔당호(80%)와 광교저수지(20%)에서 물을 받는데, 6월 30일 폭우로 광교정수장에서 탁도(물이 혼탁한 정도)가 높은 물이 들어온 점도 유충이 나온 원인일지 모른다고 조사됐다.

정밀조사반에 따르면 광교정수장 방충망은 유충 유입을 막기엔 격자가 컸다. 또 정수장 건물이 밀폐되지 않아 유충이 유입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파악됐다. 유충을 사멸시키는 오존발생기도 고장 난 상태였다.

환경부 관계자는 "20년 이상 노후화 시설이 상당히 많다"며 "창원과 수원 등 시설이 정상 작동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해당 지자체에서 조처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정수장 내에서 유충이 발생해도 가정까지 유출되지 않도록 차단장치를 도입하는 등 위생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안경환 기자 j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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