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의 ‘화공(火攻)’편은 불로써 적을 공격하는 전술을 담고 있으나 핵심은 공격 방법을 연구하라는 데 방점이 찍혔다. 또한 ‘일승일패(一勝一敗)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라는 일반적인 전쟁 이야기가 아니라 전심전력을 다해야 이길까 말까 한 전쟁에 임하면서 승리와 패배를 마치 인생사 새옹지마에 달린 것처럼 여겨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가르침이기도 하다. 불로써 공격할 때 다섯 가지 방법을 들면서 손자가 강조하는 바는 불에 따른 변화를 예의 주시하면서 대응해야 함을 역설한다. 자칫하면 되레 자신이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명석한 대응을 거듭 강조한다. 그럼 왜 물로써 공격을 도울 때는 강해야 함을 말하는 걸까? 불은 모든 걸 태워 버리지만 물로 하는 공격은 교통을 끊는다거나 해서 상대를 고립시키거나 궁지에 몰아넣을 뿐 치명적이지 못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물의 경우는 불과 달리 강한 힘으로 뒷받침해야 승산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 ‘물불을 안 가린다’고 하는 말은 무모함을 지적한다. 손자 식으로 말하면 명석해야 할 때 힘을 쓰고, 힘을 써야 할 때 오히려 머리를 써서는 이루는 바가 없다는 말이다.  <중국인문학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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