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연 인천시 서구의원
김미연 인천시 서구의원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공사)가 수도권매립지 인근 주민의 신뢰를 잃고 서울시와 경기도의 대변인실로 전락했다. 게다가 민·민 갈등을 조장하는 파렴치한 행위도 서슴지 않는 기관이 됐다.

 자원순환 전문기관이었던 SL공사의 추락은 신창현 사장에게서 비롯됐다. SL공사 사장으로 임명되기 전부터 ‘낙하산 인사’라며 갖은 논란을 몰고 다닌 신 사장은 사장으로서의 책무와 SL공사의 존립 근거를 망각한 경솔한 행동으로 공사를 자원순환 전문기관이 아닌 주민갈등 조장기관으로 탈바꿈시켰다.

 신 사장은 지난 30년 간 수도권매립지로 희생을 강요받았던 서구 주민과 인천시민의 고통은 외면한 채 각종 언론에 ‘매립지 연장론’과 관련한 글을 기고하더니, "2025년 매립지 포화는 인천시 희망사항(국회 환노위 국정감사)", "수도권 대체매립지의 최적 후보지는 수도권매립지(한국환경전문기자협회 간담회)"라는 망언을 일삼고, 최근에는 공사 설명자료에서 ‘인천매립지’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등 ‘매립지 연장론’을 넘어 ‘매립지 영구화’를 시도하는 듯한 행태를 보였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려고 한 언론기고에 "수돗물을 사용하는 인천시민들은 팔당호 상수원보호구역 주민들에게 가해자",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천시민들은 서울의 공기오염을 유발하는 가해자"라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수도권매립지 인근 주민과 인천시민을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로 규정해 지역이기주의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게다가 다른 언론기고에서는 "쓰레기 처리의 지식과 경험이 없는 신설지역 주민보다, 30년 간 운영 경험이 있는 주민들의 전문성도 중요하다"는 ‘뇌내망상’과도 가까운 억지 궤변을 늘어놓았다.

 이 밖에도 매립지에 광역 소각시설을 유치하려는 시도, 수도권 생활쓰레기 직매립 금지 시기를 2030년으로 연기하려는 시도, 주민과 지자체의 의견 수렴없이 제2매립장에 골프장을 조성하려는 시도 등 지역사회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묵살하고 독단적인 행태를 보였다.

 여러 행태가 미수에 그쳤지만 서구주민과 인천시민은 큰 상처를 받았고, 격분한 주민들이 신 사장의 사퇴와 공사 해산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사장 한 명의 일탈로 공사에 대한 신뢰 상실을 넘어 존재 가치가 소멸해 버린 셈이다. 게다가 신 사장의 모습을 보면 환경운동가 출신임을 강조하지만, 우리나라 자원순환정책의 근간이 ‘폐기물 발생지 처리원칙’이라는 사실을 망각하지나 않았는지 의심스럽다.

 물론 환경운동가 출신이라며 ‘환경정의’를 줄기차게 외치는 신 사장 입장에서는 본인의 주장이 합당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신 사장의 ‘환경정의’는 ‘폐기물 발생지 처리원칙’을 망각하고 지난 30년 간 수도권 쓰레기를 감당하며 희생했던 우리 서구와 인천시에 계속된 희생을 강요하는 일이기에 이를 정의라고 하기 힘들고, 당연히 모두의 공감과 동의도 얻지 못한다.

 주민의 반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신 사장의 선택지는 하나다. ‘자생공사(자기는 살고 공사는 죽는다)’하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 문제의 본질을 다시 파악하고 주민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자신이 표류시킨 SL공사와 수도권매립지 종료의 정상화를 위해 물러나야 한다. 

 마지막으로 신 사장에게 전한다. "신창현 사장님, 우리 서구 주민과 인천시민께서 ‘서울·경기 대변인’ 노릇하는 신창현의 SL공사는 필요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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