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보원 ㈔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교수
서보원 ㈔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교수

기업의 바탕에는 돈을 벌어야 살아남는다는 뜨거운 열정과 절박함이 녹아 있다. 용광로처럼 들끓고 있으며, 끊임없이 타오르고 있다. 의사결정권자들은 거의 매일 머리를 맞대고 전략을 짜며 시장 상황을 분석·예측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뛴다. 

ESG 경영은 기업이 지속성장·발전하고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에 맞춰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수단이 되고 있다. 기업이 돈도 잘 벌고 사회에 좋은 일도 많이 하도록 하는 데 필요한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하면 우등생이면서 동시에 모범생이기도 한 스마트 기업이 되도록 하는 게 ESG 경영의 역할이다. 학생은 먼저 공부를 잘해야 한다. 그리고 기업은 우선 돈을 잘 벌어야 한다. 돈을 벌지 못하는 기업은 투자자에게 외면당한다. 그래서 투자 대상에서 제외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추가 수익 모델을 만들 기회조차 없어지게 된다. 지속성장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돈을 잘 벌 수 있을까? 기업은 기술 개발을 통해 원가를 낮춰 가격을 싸게 하고, 양질의 제품을 만들어 멀리 있는 고객에게까지 적기에 공급함으로써 돈을 많이 벌게 된다. Q-C-D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다. 그러나 원재료를 사서 제품을 생산하고 소비자에게 판매하기 위해 소비자가 있는 곳까지 배달하는 과정에서 뿜어댄 탄소가스로 환경을 훼손하게 되고, 환경을 오염시키고, 환경을 파괴하고, 자연재해의 원인을 제공해 급기야는 자연재앙을 초래하는 등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기업의 성과는 Q-C-D(Quality, Cost, Delivery, 품질 가격 납기) 경쟁력에 달렸다. 혹자는 Q-C-D 경쟁력을 ‘악한 삼 형제’에 빗댄다. 품질을 높이려면 원가와 납기가 울고, 원가를 줄여서 가격 경쟁력을 갖추려면 품질이 떨어지거나 납기 준수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커진다. 그렇다고 해서 납기를 맞추자니 품질과 가격이 우는 형국이다. 밀고 당기는 삼각의 상반 관계(Tripple trade-off)가 성립하게 되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요소 관계에서 특이한 점은 서로 충돌하면서도 균형을 이룬다는 점이다. 균형의 힘은 확고한 중심점으로 자리매김하며 대항력(countervailing power)의 형태로 그 힘은 커지게 된다. 대항력이 크면 클수록 비행기가 이륙할 때 발생하는 양력의 크기가 커지듯 조직의 시너지는 커지게 된다. 삼각 균형의 균형점에서 오는 힘은 결집력의 형태로 그 크기가 커지고, 지속성은 배가된다. 이 대목에서 지속성장·발전을 위한 균형의 힘이 더욱 강조된다. 기업이 지속성장·발전하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를 반영하려는 노력과 함께 견제하고 충돌하면서도 시너지를 키우려는 ESG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다. 

기업이라는 자전거가 넘어지지 않고 지속성장 목표를 향해 전진하려면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를 등에 업고 ESG의 페달을 열심히 쉬지 않고 밟아야 한다. 균형을 이루고 쓰러지지 않고 나아가는 과정에서 페달의 역할이 크다 하겠다. 기업은 자금의 흐름을 잘 관리해 잉여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재투자해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쉬지 않고 페달을 밟아야 하는 법인격을 갖춘 생물이다. 그리고 들숨·날숨을 통해 생기를 불어넣고 조직의 시너지를 키워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 살아있는 생명체이다.

ESG 경영은 기업 내·외부의 자연환경과 생활환경을 통제할 수 있는 변수와 통제할 수 없는 변수로 구분하고, 조직 내·외부의 갈등 이슈를 찾을 뿐만 아니라 투명경영을 위한 조직구조와 지배구조의 문제점 해소를 위해 노력한다. 이와 함께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요구와 문제 해소를 위해 가치사슬 모형에서 가로의 현금 흐름과 세로의 관리 과정이 적시에 잘 매칭되도록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서 탈탄소화를 위한 제조기술의 연구개발과 사회적 이슈에 대한 해결책 그리고 조직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준비는 늘 필요하다. 안가(安價)의 양질(良質) 제품을 많이 생산해서 수익을 크게 늘릴 수도 있지만,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게 하거나 없이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탄소배출권 거래를 하게 되면 많이 팔아서 얻는 수익보다 더 많은 수익을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술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자산이다. 기존의 재무적 관점에서의 경영전략과 함께 비재무성과 지표를 공시하는 등 ESG 콘텐츠를 성과 기준에 맞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재무 및 비재무성과가 함께 기업의 경영전략과 공시 보고서에 통합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으며, 여기에 Q-C-D 경쟁력 제고를 위한 다면적이고 비재무적 대항력으로서 ESG 경영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게 부상하고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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