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자 인천아카데미 이사장
최순자 인천아카데미 이사장

지난주 끝난 미국의 PGA(Professional Golf Association) Tour의 투어 챔피언십(Tour Championship)에서 우리나라 임성재가 공동 2등의 탁월한 성적을 거뒀다. 이경훈도 27위를 했다. PGA 투어란 미국과 북아메리카에서 세계의 남성 프로골퍼들이 경쟁하는 비영리기관이다. 반면 LPGA는 여성 골퍼들을 위한 기관이다. 투어 챔피언십은 지난 1년간 PGA에서 뛴 선수들의 성적을 총 집계한 결과 상위 30위 선수들만 겨루는 별들의 전쟁이다. 그리하여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하기만 해도 대단한 성과로 평가된다. 신예 김주형은 아깝게 최종 30위에 오르지는 못했으나 올 7월부터 PGA의 조건부 선수로 진출한 뒤 한 번의 우승과 함께 PGA 정식 선수가 됐다. 또한 9월에 펼쳐지는 2022년 프레지던츠컵 대회의 국제팀 12명 선수 중 임성재와 함께 출전한다. 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우리나라의 청년들인가!

1996년 박세리가 LPGA의 US오픈에서 우승 후 소위 ‘세리키즈’를 만들었고, 박인비가 그 대표이다. 그 후로도 지난 20여 년간 한국의 여성골프는 한국은 물론 세계를 제패하고도 남는 저력을 보여 줬다. 반면 남성계는 PGA로 진출한 최경주가 2002년 첫 우승을 한 후 20년 만에 임성재, 김주형 등의 걸물을 배출했다.

골프는 운동의 일종이지만 프로 세계에서의 시장 크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올해의 투어 챔피언십 우승 상금은 미화 1천800만 달러, 공동 2등을 한 임성재의 상금은 미화 650만 달러였다. 2022∼2023년 PGA 투어 총 상금은 미화 4억1천500만 달러다. 올해 시작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의 LIV골프의 2023년 총상금은 미화 4억500만 달러다. LPGA는 PGA와 비교는 안 되지만 2022년 총 상금이 미화 8천570만 달러였다.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대표적으로 다음 세 가지를 한다고 알려졌다. 일(work)을 해 경제적 독립을 영위하고, 여흥(leasure)을 즐기면서 휴식을 취하고, 잠(sleep)을 잔다. 일이란 성인이 돼 경제활동을 하는 것으로 정의되지만, 학창시절 그들이 성장해 경제활동을 하는 데 필요한 기본 습득도 일이다. 기본 습득이란 일반 학업, 과외로 음악을 만들고 노래를 부르거나 여러 종류의 체육 및 예술활동, 본인의 주요 관심사에 대한 깊은 활동 등을 포함한다. 국민소득과 문화 수준이 높은 나라의 국민일수록 여흥을 위한 음악과 체육활동에 대한 관심과 활용도가 높으며, 이 시장의 경제적 파급 효과도 엄청나다.

우리나라는 매 정부마다 청년 정책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 왔다. 대부분 20세 이상의 청년으로 성장 후 직업에 문제가 있을 때 무언가 제공하는 정책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진정한 청년 정책이란 주니어 시절 동기부여 제공에 있다. 전자공학이나 기계공학을 공부하게 해 반도체나 자동차 회사에서 일하는 것만이 동기부여가 아니다. 체육, 음악 및 예술활동 등을 통한 거대한 세계시장 진출에도 청년의 삶이 있다는 동기부여도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 골프란 경제적 여건이 필요한 운동으로 알려졌다. 그리하여 박세리 키즈도, 최경주 키즈도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가정은 엄두를 내기 어려웠다. 미국이나 영국, 호주 등 서구 영어권 나라에는 회원제와 대중 골프장이 있다. 그런데 아무리 비싼 회원제 골프장이라도 대중 골프장과 함께하는 정책이 있다. 바로 골프장 문을 활짝 열어 주니어(초 중등학생)들에게 다음 제도를 제공하는 것이다. 첫째, 1년 단위의 주니어 회원제를 매우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둘째, 주니어 골프 대회를 개최해 꿈나무들을 육성한다. 셋째, 골프장에서 육성하는 학생들은 회원들의 캐디로 활용될 수 있으며, 캐디로 활동한 학생에게만 장학금을 지원한다. 넷째, 이렇게 육성된 학생들은 대학의 골프장학생으로 추천되며 최종 PGA나 LPGA 프로선수로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도와준다.

이제 우리도 초·중등 시절부터 지역사회가 그들의 꿈을 펼쳐주는 다양한 청년 정책을 펼칠 때다. 인천은 골프 8학군이다. 스카이72 72홀, 베어스베스트 27홀, 그랜드 18홀, 오렌지듄 18홀, 잭니클라우스 18홀, 아일랜드 27홀, 국제 18홀, 드림파크 36홀, 송도 8홀 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골프장은 어른들만 즐기는 장소로 단절돼 있다. 앞서 열거한 서양의 골프장 제도 실시로 꿈나무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골프선수를 키우자. 그리하여 제2, 제3의 임성재를 탄생시키자. 인천의 골프장들이 시민과 함께 청소년 육성에 앞장서도록 정치계, 체육계, 교육계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실행하기 바란다. 이와 같은 시도는 골프계뿐만이 아니라 체육계 전체를 아우르는 청년 정책의 성공적인 실천을 가져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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