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고등학교 스마트SW콘텐츠과 학생들이 실습실에서 자체 콘텐츠를 제작했다.
연천고등학교 스마트SW콘텐츠과 학생들이 실습실에서 자체 콘텐츠를 제작했다.

"연천의 전통 있는 고등학교, 지역주민들의 마음속 고향이자 그들과 함께 호흡하는 학교, 스마트 시대에 발맞춰 미래교육을 지향하는 학교로 기억됐으면 합니다." 이성행 연천고등학교 교장의 바람이다.

연천군 연천읍 연천로336번길 13에 위치한 연천고는 1926년 연천실업학교로 개교해 1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현재 3개 학년 12학급 규모로, 학년마다 일반계열 2개 반, 특성화계열 2개 반을 운영한다.

교목은 은행나무인데, 은행나무의 긴 생명력과 어느 하나 버릴 게 없이 유용하게 쓰이는 점이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연천고 출신들과 닮은꼴이어서 선정했다.

교화는 개나리로, 척박한 땅에서도 멋지게 만개하는 꽃인데 개척 정신을 갖고 새로운 시대를 앞장서는 연천고 학생들을 뜻한다.

‘행복한 배움, 책임 있는 가르침, 함께 존중하는 성장터’라는 비전을 세운 연천고는 학생 중심 교육을 책임감 있게 이행하려는 의지를 담았다.

# 일반·특성화 계열

일반계열은 졸업과 동시에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과다. 연천고는 진학을 돕고자 군자관(기숙사) 입사와 특별 관리 지도, 튜터·튜티 팀별 학습, 다양한 상담활동(진학, 진로, 대학 학과 선택, 개인 전문상담), 외국어와 수학, 과학 능력 신장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스마트팜산업과 학생들의 실습 모습.
스마트팜산업과 학생들의 실습 모습.

연천고만의 특색은 특성화 학과를 설치한 학교의 이점을 살려 전문계열 교과목을 선택해 수업을 받을 기회를 준다는 점이다. 또 원하는 학생은 일찍 등교하고 방과 후에는 스스로 공부하는 작은 반도 운영한다. 세 명 이상으로 다양한 방과후학교를 개설·운영함으로써 학업 성취 능력을 높이고, 교실과 특별교실 등 넓고 다양한 건물 밖 학교 공간을 살려 야외 수업을 한다.

그 결과 지난해 일반계열 졸업생 중 28.9%가, 2020년에는 44.82%가 서울시내 대학과 국립대학, 수도권 대학에 합격하는 쾌거를 이뤘다.

연천고는 스마트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지난해 산업기계과, 인터넷정보과를 개편해 ‘스마트팜산업과’, ‘스마트SW콘텐츠과’를 새로 만들었다.

스마트팜산업과는 정보통신기술(ICT), 원격자동제어 시스템을 농업에 적용한다는 목표로 개설했다.

식물을 재배할 때 식물마다 빛과 물, 양분, 이산화탄소 등 재배조건이 다양해 현재의 전통농법으로는 효율성에 한계가 있는데, 스마트팜은 이를 보완해 원격제어시스템을 활용한 첨단 농법이다. 작은 공간에서 고소득을 창출하는 미래 산업이다.

스마트팜 주요 시설은 농장형 스마트팜(수직·수평, 유리 벤로형 온실), 식물공장형 스마트팜(도시 또는 마트형, LED조명)이 있으며, 소그룹 실습용 미니 스마트팜 세트와 온라인 스마트팜 학습·지능형 가상실습 시스템이 구축됐다. 연천고는 10억여 원의 사업비를 들여 다음 달 시설을 완공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학생들은 중장비 운전과 정비 능력을 배양해 6차 산업시대를 선도하는 전공 교과를 학습하면서 원예기능사, 식물보호기능사, 농기계정비기능사, 중장비운전기능사 등 다양한 자격증을 따기도 한다.

스마트SW콘텐츠과는 상품의 홍보와 마케팅을 위해 스마트문화앱콘텐츠를 제작하고 컴퓨터 활용 능력과 코딩, 전산회계를 학습해 광고와 유통전문가 육성을 목표로 한다. 교육과정으로는 프로그래밍과 컴퓨터그래픽, 빅데이터 분석, 스마트문화앱콘텐츠 제작 등이다.

여기에 더해 정보처리기능사, 컴퓨터그래픽스 운용기능사, 컴퓨터 활용능력 등 자격증 취득을 위한 방과후학교도 있다.

학생들은 전산회계 1·2급과 전산회계운용사 2·3급, TAT 등 자격증을 취득해 금융기관, 회계사무원, 공무원으로 취업하는 경우도 많으며, 일반대학 경영·경제학과 진학도 활발하다.

현재 연천고에는 녹음실과 영상제작실 등이 포함된 종합스튜디오가 신설돼 최신형 촬영 도구들을 이용, 학생들이 직접 촬영·제작·편집을 한다.

올해부터는 특성화계열의 모집단위를 경기·인천·서울·강원(철원)까지 확대했다.

# 군자관

연천고는 지역 특성상 멀리까지 통학이 어려운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기숙사 ‘군자관’을 운영한다. 기숙사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진로 탐색 프로그램과 문화·예술·여가활동을 진행한다. 기숙사 비용은 적당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숙사에 들어갈 학생을 뽑을 때 집과 학교까지 거리, 성적, 인품, 공동체 의식을 고려한다. 기숙사에는 잠자는 곳, 씻는 곳(개별, 공용 따로), 빨래하는 곳 말고도 강의하는 곳, 스스로 공부하는 곳, 자료 찾는 곳, 토론하고 공부하는 곳, 쉬는 곳이 마련됐다. 

이 밖에도 홈페이지를 통해 군자관 게시판, 군자관 생활 모습, 군자관 이야기를 올린다. 지도교사와 사감을 배치해 안전한 기숙사 운영을 꾀한다.

연천고 스포츠페스티벌에서 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연천고 스포츠페스티벌에서 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 네 가지 도드라진 교육활동

연천고가 자랑하는 네 가지 특징 있는 교육활동은 ▶주제탐구 발표회 ▶또래 학습 멘토·멘티 프로그램 ▶생활 스터디 ▶각양각색의 학급 특색활동이다.

주제탐구 발표회는 지필고사가 끝난 학기말과 자치활동 시간을 활용해 열린다. 학생들이 개인 혹은 팀을 꾸려 자율 주제를 선정하고 정해진 기간에 탐구활동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담당교사가 배정돼 검토하고 ‘되먹임’한다. 학기 말에는 그동안 탐구활동 결과를 발표하고 전시한다. 

학기마다 2회씩 진행하는 또래학습 멘토·멘티 프로그램은 학습멘토 한 명과 멘티 한 명이 짝을 맺어 학습계획서를 작성하고, 이를 지도교사에게 날마다 확인받는 시스템이다.

교사와 함께하는 생활스터디는 하루 1시간 운동, 하루 2L 물 마시기, 날마다 문학이 아닌 지문 3개, 영어 지문 5개 풀기 등 다양한 공부가 있다.

연천고는 학급마다 구성원들이 힘을 합치고 원만한 인격체로 성장하도록 학기 초부터 특색활동을 진행하는데, 진로 골든벨과 E-sports 챔피언, 나의 꿈 알리기, 아침 배드민턴, 또래교사 활동 같은 각양각색의 프로그램이 있다. 학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밴드부.
밴드부.

# 다양한 행사

연천고에는 큰 행사가 제법 있다. 스포츠페스티벌, 수레울제, ‘사랑한Day~’, ‘사과Day’ 등이다.

스포츠페스티벌은 코로나19로 2년 동안 열지 못하다가 지난 5월 3년 만에 재개했다. 청팀과 백팀으로 나눠 11개의 단체종목과 4개의 개인종목을 진행했고, 마지막 계주에서 청팀이 역전승을 거둬 즐거움을 더했다. 

수레울제도 오는 12월 3년 만에 열린다. 1부에서는 각 동아리가 준비한 부스와 체험활동을 진행하며, 2부에서는 연천고 옆 수레울아트홀 대공연장에서 학생들이 주도하는 무대와 공연을 펼친다.

‘사랑한Day∼’와 ‘사과Day’는 학교생활의 스트레스 해소와 학교폭력을 막고자 Wee클래스 또래상담 동아리 주도로 해마다 5월 캐릭터 인형 탈을 쓰고 학생들에게 학교폭력 예방 피켓을 전시하며 선물을 나눠 주는 캠페인이다.

해마다 10월에는 학교폭력과 학업 중단을 예방하고 건전한 학교문화를 조성하려고 사과편지가 포함된 선물을 전달한다.

# 이성행 교장 인터뷰

 1990년 의정부고를 시작으로 26년간 교사로 재직한 이성행 교장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부천 도당고, 고양 무원중 교감직을 수행하다 올해 3월 1일 연천고 교장으로 부임했다.

 교육전문가인 그는 학생과 교사 간의 긴밀한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이 교장은 "연천고의 장점은 교육주체 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점"이라며 "교사들이 학생 개개인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생활·학습지도에도 열정을 보인다"고 했다.

 그는 "학생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를 만들겠다"며 "바른 인성과 공동체 의식을 갖춘 미래 인재가 되도록 교직원 모두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교장은 앞으로 스마트시대에 발맞춘 연천고를 만들 계획이다. 

 그는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연천고가 지난해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1차 대상학교에 선정돼 92억 원의 지원금을 받아 건물의 공간 혁신을 이뤘다"며 "스마트 공간을 신설 중인데, 스마트시대에 발맞춰 공간 또한 빠르게 변화시켜 미래 인재를 육성하겠다"고 했다.  

 김재우 기자 kjw@kihoilbo.co.kr

사진= <연천고 제공>

※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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