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보원 ㈔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교수
서보원 ㈔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교수

기업은 지속가능성에 기초하고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조직의 승수 효과를 통해 성장하고 발전한다. 오늘보다 나은 미래가 되도록 변화와 혁신 동력으로 발전한다. 여기서 지속가능성이 유지되려면 기존 세대가 미래 세대가 사용할 자원을 미리 당겨 쓰거나 훔쳐 쓰거나 이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등장한 것이 ESG이다. 

ESG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하는 척도다. 그리고 ESG 경영은 미래 세대의 가치 증대를 위한 노력이다. ESG 경영은 ‘ESG에 기초해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포괄적으로 포용하며 장기적 관점으로 위험관리 및 비즈니스 혁신을 추구하는 전략을 수립·운영하는 것’이라고 정의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친환경·사회적 책임경영과 투명경영을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들은 전 세계 소비자의 65%를 차지하는 MZ세대에 관심을 집중한다. 이들은 기존 세대와는 달리 환경·사회 등의 문제 해결에 관심이 높다고 나타난다. MZ세대는 1980~2004년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그 중에서도 1995~2004년에 태어난 ‘Z세대’를 통칭하는 말로 ESG 열풍을 이끄는 축의 중심에 있다. 

이들은 기후변화와 환경이라는 E(Environmental) 이슈에 민감하고, 새로운 조직문화를 요구하는 S(Social) 이슈도 중시하며, 공정함과 투명성이라는 주요 가치를 위한 G(Governance) 이슈를 강조한다는 이유에서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밀레니얼 세대들의 입장에서 보면 "기업의 주된 목적이 이윤 창출보다 사회의 질적인 개선에 있다"고 지적했다. MZ세대는 기업의 일원으로서 사회적 논란이 될 수 있는 회사 경영 활동에 대한 개선을 직접 요구하고 나서기도 한다. 기업은 기존에 노조의 주요 이슈였던 근로 조건 등을 뛰어넘어 ESG를 비롯한 훨씬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이슈를 제기하고 나서는 MZ세대의 모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례가 없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맞아 펼쳐진 비대면과 원격, 초연결 사회상의 중심에는 디지털과 온라인 위주로 생활해 온 MZ세대가 있다. 특히 Z세대는 스마트폰을 입에 물고 태어난 세대라고 할 정도다. 이들은 스마트폰 보유율이 98%이고, 하루 평균 6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개성 있는 소비를 추구하는 세대들이다. ‘의미 있는 소비’, 그리고 ‘사회적 가치’를 중시한다. 

모바일에 익숙한 MZ세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치 소비 경험을 공유하며, 시장과 산업의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 이들은 모바일을 통해 스스로 ‘사회운동가’가 돼 각종 이슈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거나 기존 브랜드의 대안을 모색하고 집단행동으로 의사를 표출한다. 보이콧(Boycott, 불매운동)도 하지만 바이콧(Buycott, 구매운동)도 하는 세대이다. 혼쭐도 내지만 돈쭐도 내는 세대이다. 

자유와 프라이버시를 존중하지만, 옳은 일에 대해선 SNS 등을 통해 공동체적 연대를 빠르게 형성하고 기업의 평판 형성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 

모바일에 익숙한 MZ세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환경·인권 보호 등 공익적 의미가 담긴 상품에 자신의 가치를 부여하고, 그런 만족도가 높은 소비재나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구매하는 가치 소비 경험을 서로 공유하기도 한다. 환경·다양성 등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인식 수준이 매우 높아진 MZ세대의 움직임을 봐도 기업의 ESG 경영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우리 사회의 주력 소비층으로 급속히 자리잡고 있는 MZ세대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한 브랜드가 아니라 관심사이고 평판이다. 기업이 사회 문제에 책임감을 보이고 해결하기 위한 행동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생각이 소비의 기준이 된 것이다. ESG는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지속가능성에 그 무게가 실리고 있다. 우리의 미래를 끌고 갈 MZ세대가 뜨겁게 호응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바로 ESG의 생명력이자 확장력의 비밀이다. 

관건은 진정성에 있다. MZ세대는 순수함을 높이 평가하지만, 가식과 표리부동에는 단호하며 공정과 상식에 입각한 정의를 구현하는 일에 솔선수범한다. 그리고 일단 ESG에 호응은 하지만 그게 ‘ESG washing’이었다는 판단이 들면 집단 저항을 표출하기도 한다. 머지않아 소비자는 물론이고 기업 구성원들 대부분이 MZ세대가 될 것이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바로 소비자의 선택이고, 그러한 소비의 중심에는 ESG 경영에 진정성 있는 기업을 원하는 MZ세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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