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창현 가천대 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조창현 가천대 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난청은 소리를 듣는 데 어려움을 겪어 잘 들리지 않는 증상이다. 소리는 귀를 지나 달팽이관과 신경관을 거쳐 뇌에 도달하는데, 이 과정 중 어디에선가 문제가 생겨 잘 들리지 않게 된다.

어느 부분에서 문제가 생겼는지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원인으로 나누는데, 귓바퀴에서 외이도를 지나 고막을 울리고 귓속뼈에 진동을 일으키기까지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경우를 전음성 난청이라고 하고, 달팽이관까지 소리는 잘 전달됐지만 감각신경세포들에 의해 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되는 과정에 문제가 생긴 것을 감각신경성 난청이라고 한다.

선천성 난청이나 강력한 소음에 의해 신경세포가 손상되는 소음성 난청, 갑자기 들리지 않는 돌발성 난청 그리고 노화의 과정으로 서서히 청력이 감퇴하는 노인성 난청 등이 감각신경성 난청에 속한다.

선천성 난청이나 돌발성 난청, 소음성 난청 등은 상대적으로 조기 발견되는 반면, 노화와 함께 서서히 진행되는 노인성 난청은 조기에 인식하기 어려운데다, 인지했다고 해도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난청을 진단하는 방법은 주관적인 검사와 객관적인 검사로 구분해 진행된다.

국가검진에서 시행하는 순음청력검사는 주관적 검사에 해당한다. 임피던스검사, 이음향방사검사, 청성뇌간유발반응검사, 청성지속반응검사 등은 객관적인 검사법이다. 환자가 가만히 있어도 측정되는 소리자극 반응으로, 정확한 난청 진단을 위해서는 주관 검사와 객관 검사 결과가 일치하는지도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돌발성 난청 등 약물치료로 회복할 가능성이 있는 청력 소실도 있지만 감각신경성 난청의 대부분은 청력을 원래대로 회복시킬 수 없다. 그러나 여러 가지 안전하게 고안된 장치들을 통해 소리를 증폭시켜 환자의 불편함을 덜어주는 방법들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보청기다. 청력역치가 40~70㏈에 해당하는 중등도 난청 단계라면 보청기를 통해 들리는 정도를 개선할 수 있다. 이 시기를 놓친 고도난청이라 할지라도 인공와우 이식 등 적극적인 치료로 개선할 수 있다.

청각은 완전히 소실됐더라도 너무 늦지만 않게 병원을 방문하면 인공와우 등 시도해 볼 방법이 충분히 있으니 늦었다고 포기하기보다는 전문 검사와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의하시길 추천한다.

특히 노인성 난청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치매에도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노인성 난청 환자가 보청기를 사용한 경우와 의도적으로 사용하지 않은 경우를 비교해 연구한 결과 보청기를 사용하지 않은 환자의 인지장애 위험이 높았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잘 들리지 않다 보니 대인관계와 사회활동 전반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고, 우울감은 높아지고 인지능력은 감소할 수 있다는 결과다.

난청이 있는 노인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보청기 사용 등 잘 듣기 위해 수단을 활용해야 하지만, 보청기 사용을 꺼리거나 난청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청력이 거의 소실되는 단계에 이르러서야 가족들에 이끌려 병원에 오는 환자들이 많은데, 환자는 물론 가족들의 적극적인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가천대 길병원 이비인후과 조창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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