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만드는 제조 창업의 미래.’

경기도일자리재단 청년일자리본부가 올해 처음 추진한 ‘청년 드림마스터’의 지향점이다. 드림마스터에는 청년들이 ‘제조업의 장인(Master)이 돼 꿈(Dream)을 이룬다’는 의미가 담겼다.

제조 분야에서 이제 막 첫발을 뗀 초기 창업기업의 시제품 기획과 제작을 지원해 성공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디딤돌이 되고자 추진됐다.

지난 6월 12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5개 팀(전인호·박승덕·최회정·신동영·김영미)은 일자리재단이 지원한 시제품 제작 지원금(1천만 원)을 발판으로 각기 제품을 다듬어 가는 중이다.

식물성 원료 친환경 원단, 텀블러 세척기, 홈트레이닝 모듈, 반려견 물림사고 예방 물품, 시설물 점검 드론 같은 창업전선에 뛰어든 청년들의 미래에 작지만 소중한 보탬이 되려는 일자리재단.

일자리재단은 단순히 시제품 제작 지원에만 그치지 않고, 선정된 청년 창업팀이 원하는 전문 엔지니어링 멘토링도 연계해 제작 과정의 고충 해결도 돕는다. 나아가 초기 창업기업이 가장 난제로 꼽는 투자금을 유치하려고 관계 기관과 연계한 투자유치(IR) 대회도 열 예정이며, 앞으로 판로 개척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드림마스터 사업 지원에 선정돼 창업의 길을 개척 중인 두 명의 20대 청년 창업가를 만나 봤다.

# 유즈어스 박승덕 대표(텀블러 세척기)

‘친환경 텀블러 세척기’를 개발한 유즈어스(UZUS) 박승덕(23)대표.

‘재미있는 다회용기 사용 문화’를 만들겠다는 당찬 포부로 유즈어스를 설립한 그는 360도 회전이 되는 노즐을 활용한 텀블러 세척기(모델명 텀블링)를 개발해 본격 양산에 앞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친환경을 앞세운 제품인 만큼 박 대표가 개발한 세척기는 웹 페이지를 통해 텀블러 사용에 따른 일회용품 절감량 등 각종 환경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친환경 가치를 확인케 한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띈다.

텀블러 세척기 제품 테스트 중인 박승덕 유즈어스 대표.
텀블러 세척기 제품 테스트 중인 박승덕 유즈어스 대표.

박 대표는 단순히 제품을 만들어 내는 기업이 아닌 ‘문화’를 확립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다.

유즈어스가 개발한 세척기를 통해 아직 확립되지 않은 다회용기 문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번거롭게 여겨졌던 다회용기 세척을 ‘재미’로 인식하게 하는 일이 그의 목표다.

박 대표는 "단순히 제품을 파는 기업이 아닌 세척기 판매를 통해 공간을 하나의 문화로 만들겠다는 목표"라며 "세척기가 놓여진 공간에서 세척 문화와 다회용기 사용 문화를 확립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는 텀블러 사용자 간 네트워크를 구축해 그들끼리 소통하면서 재미를 찾는 시스템까지 구축할 생각"이라며 "유즈어스에게는 이러한 부분이 기성 기업과의 가장 큰 차별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유즈어스는 지난 1일부터 시제품 테스트베드를 운영해 일회용 컵 1만2천 개 절약, 탄소 배출 26만8천800g 절감을 목표로 세웠고, 내년 3월에는 본격 시장에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유즈어스가 개발한 텀블러 세척기 ‘텀블링’.
유즈어스가 개발한 텀블러 세척기 ‘텀블링’.

유즈어스의 시제품 제작은 경기도일자리재단의 드림마스터 사업이 뒷받침됐다.

박 대표는 "모든 창업가들이 겪는 문제지만 초기 자금이 큰 난관이라 이를 해결하려고 여러 지원사업을 찾아봤다"며 "그러다 제조 분야 창업가를 지원하는 드림마스터 사업을 ‘덥썩’ 물게 됐다"고 참여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드림마스터 사업은 다른 사업들에 견줘 확실히 겉치레식 절차가 많이 줄었다"며 "무엇보다 우리가 원하는 분을 연계해 멘토링을 지원해 주는 점이 가장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박 대표는 "우리는 서울시 A엔지니어링 대표에게 멘토링을 받는다"며 "이런 분들은 대체로 숨어 계시는데 일자리재단이 도움을 줬고, 좀 더 빠른 속도로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제조창업은 특히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허들(장애물)이 높은 편"이라며 "기성세대에 비해 열악한 자금환경, 시장 개척 문제에서 좀 더 많은 청년 창업 지원책이 만들어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박 대표는 앞으로 유즈어스를 ‘텀블러 세척기’ 분야의 핵심 아이콘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다.

그는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텀블러’하면 바로 ‘유즈어스’라는 말이 나오도록 만들고 싶다"며 "일을 하면서 유즈어스의 핵심 가치인 ‘재미’ 또한 잃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 아나프니 신동영 대표(반려견 맞춤형 마우스피스)

 ‘사람과 반려견이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반려견 물림사고 예방 물품을 자체 개발한 ‘아나프니’.

 2019년 아나프니를 창업한 신동영(26)대표는 사람과 반려견 모두의 안전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각오로 제품 개발에 몰두해 대표 제품인 ‘반려견 전용 마우스피스’를 만들었다.

 아나프니의 마우스피스는 반려견의 입을 막아 억압하는 방식이 아닌 이빨에 끼우는 형태로 제작된 제품으로, 반려견이 별다른 거리낌 없이 편하게 착용이 가능하다.

 더욱이 지금까지의 입마개와 달리 마우스피스를 착용한 채로 물을 마시고 간식을 먹는 등 반려견의 활동을 제약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반려견의 정신장애를 크게 줄인다는 장점이 두드러진다.

아나프니가 개발한 반려견 하네스.
아나프니가 개발한 반려견 하네스.

 사람의 마우스피스에도 사용되는 ‘EVA(Ethylene Vinyl Acetate Copolymer)’ 소재를 사용해 쉽게 손상되지 않고 물림사고를 크게 줄여 안전성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대형견과 보호자 모두에게 안전한 산책을 보장하는 ‘어텐션 하네스’도 개발해 크라우드펀딩 클랫폼인 ‘와디즈’에서 펀딩을 진행 중이다.

 아나프니의 어텐션 하네스는 보호자가 줄을 당기면 반려견의 뒷다리가 들리는 형태로 제작돼 돌발상황에서도 적은 힘으로도 통제가 가능토록 설계됐다. 기도와 가슴이 압박되는 방식의 하네스와 달리 뒷다리에서 제어하기 때문에 반려견에 무리를 주지 않고도 행동 저지가 가능하고, 보호자는 많은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

 무엇보다 아나프니의 모든 반려동물 용품은 국내 반려견 행동교정 훈련사, 수의사 등의 자문을 거쳐 제작됐기에 신뢰도가 높다.

 신 대표 자신도 반려동물 관리 자격증을 따 개발 분야에서 전문성을 확보했다.

아나프니 제품 개발 과정.
아나프니 제품 개발 과정.

 신 대표는 "차별성 없이 가격을 낮추는 경쟁 방식에서 벗어나 아나프니는 반려견에 정말 필요한, 도움이 되는 제품들을 개발하려 한다"며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사람도 행복한 제품을 만들겠다"고 했다.

 아나프니도 일자리재단의 드림마스터에서 사업의 실마리를 찾았다. 신 대표는 제품 개발과 관련해 필요한 되먹임이 바로 이뤄진다는 점을 드림마스터 사업의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반려견 골격계와 관련한 자문이 필요해 수의사분께 멘토링을 요청드렸다"며 "필요한 되먹임을 곧바로 얻는 원활한 소통 방식이 드림마스터에 참여하면서 참 좋았다"고 했다.

아나프니의 반려견 마우스피스 세트.
아나프니의 반려견 마우스피스 세트.

 이어 "사업에 참여할 때 효율이 떨어지는 컨설팅과 필수 교육이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효과가 있다"며 "사업 설계가 반드시 필요한 부분들로 이뤄져 진행 속도가 빨라 효능감도 있다"고 덧붙였다.

 신 대표는 청년 창업 지원 정책의 방향성과 관련, "필요하지 않은 컨설팅보다는 분야마다 실제 필요한 인프라를 연결해 주는 일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며 "청년 창업 자금 지원도 활발해지길 바란다"고 했다. 

 남궁진 기자 why0524@kihoilbo.co.kr

사진=<유즈어스 ·아나프니 제공>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