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국내외 불안 요소와 물가 상승, 경기 침체로 어려움이 큰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을 보호하고자 ‘시민이 행복한 인천형 민생경제 활성 정책’을 적극 펼친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간 지속되고 미·중 무역 분쟁 같은 대외경제 불안 요인에 따른 공급망 차질로 사회 전반에 걸쳐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되는 상황이다. 또 금리와 기름값, 환율이 가파르게 올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타격이 크고 서민들의 실물경제도 악화했다.

민생경제 회복 전담 TF를 운영하면서 유정복 시장과 국·본부장들은 지난 8월 경로당과 전통시장, 소상공인, 20여 개 중소기업, 농어촌지역들을 방문하고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다.

인천시는 TF와 전문가 자문, 시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민생경제 활성 대책을 마련했다. 1조 원이 넘는 재정을 실물경제가 나빠지는 상황을 뛰어넘는 데 쏟아붓고 지역화폐인 인천e음 운영 방식을 개편했다.

이번 민생경제 대책은 ▶민생경제 지원 ▶서민생활 안정 ▶제도·규제 개선 3개 분야로 나눠 10개 과제를 추진한다. 모두 1조130억 원의 재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 중 4천159억 원은 우선 올해 추경예산에 반영해 연내에 풀고, 5천971억 원은 내년도 본예산에 반영해 관련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현장 소통에서 시민들이 건의한 내용 중 소상공인 특례보증과 농산물 유통물류비(택배비) 지원 확대, 그 밖에 21건의 사업(2천100억여 원)도 포함됐다. 이 외 개선·요구사항은 관계 중앙부처, 유관기관과 협의해 추진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민생경제 대책과 인천e음 개선안을 발표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민생경제 대책과 인천e음 개선안을 발표했다.

# 민생경제 지원

시는 가장 시급한 ‘민생경제 지원 분야’에 모두 3천402억 원을 배정한다. 코로나19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큰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중소기업, 세대별 일자리, 농어촌·도서지역, 문화예술·관광 분야가 일상 회복을 이끌도록 기업·세대별 맞춤형으로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 사업 중 희망인천 소상공인특례보증은 내년부터 2026년까지 4년간 5천억 원(해마다 1천250억 원 보증, 예산 100억 원)을 책정한다. 소공인 특화 대출(연 100억 원 규모)과 소공인 스마트 공방 보급(5억 원), 소공인 화재 알림시설 설치 지원(3억2천만 원) 같은 새로운 사업도 추진한다. 소상공인 특례보증 이차보전은 기본 연 1.5%보다 1%p 높은 2.5%로 상향 지원(6개월간, 41억5천만 원)한다.

원·부자재 가격 급등과 금리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에 보탬이 되도록 올해 경영안정자금 융자 규모를 1조 원에서 5천억 원(추경 80억 원)을 늘린다. 내년부터는 해마다 1조5천억 원 규모로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내년 중소기업 수출 지원예산을 70억 원 늘려 지원 대상을 올해 3천200개 사에서 3천500개 사로 확대할 예정이다.

세대별 맞춤형 일자리도 지원한다. 청년계층의 취업활동 지원과 함께 청년드림사업도 내년 사업비를 올해보다 100억 원 늘린다. 자립준비청년 정착금도 내년부터 200만 원 인상한 1천만 원을 지원한다.

올해 하반기 본격 시행되는 인천형 월세 지원사업은 3년간 모두 6천 명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신중년 일자리 강화 사업의 일환인 ‘인천 신·신 커뮤니티존’ 조성, 노인일자리 확대, 결혼이민자 일자리 지원 확대,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처우 개선도 함께 추진한다.

농어촌·도서지역은 현장 종사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물류·유류비 지원을 강화한다. 비룟값 안정 사업에 25억7천만 원을 새로 지원하고, 어업용 면세유 보조금도 12억 원을 지원한다. 국가보조항로에서 빠진 인천~이작 같은 4개 항로에 운영비 15억 원도 지원할 계획이다. 그 밖에 농산물 유통 물류비 지원 확대, 농산물 유통 저온저장고 지원 확대, 강화·옹진군 도서지역 버스 운송 지원도 병행한다.

미추홀구 석바위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격려한 유정복 시장.
미추홀구 석바위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격려한 유정복 시장.

# 서민생활 안정

집값과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의 생활이 안정되도록 서민생활안정 분야에 6천728억 원을 투입한다.

시는 사회안정망 강화 정책의 일환으로 임대주택을 올해부터 2026년까지 해마다 1천 가구씩 5천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임대주택 주거환경 개선 사업인 노후 공공임대주택 그린 리모델링 사업(170가구, 44억2천만 원)도 올해 하반기 진행할 예정이다. 소외계층 대상 통합문화이용권 확대, 한부모가족 복지시설 돌봄 지원(신규), 공공일자리 확대, 자활근로 일자리 확대 같은 다양한 사업도 펼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계층의 지원 방안도 계속 추진된다. 공유재산 임차인의 부담을 완화하는 공유재산(공공기관 포함) 임대료 88억 원 규모 감면, 코로나19 감염 치료비 지원, 코로나19 감염 생활지원비 등이다.

시는 이달부터 외식물가 상승에 따라 결식아동 급식 지원 단가와 학교 밖 청소년 급식 지원 단가를 7천 원에서 8천 원으로 올렸다. 2학기 학교급식 지원 단가도 9.7% 인상했다. 물가 상승이 이어지면 내년에 추가로  올리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물가 관리와 생활 안정을 목표로 7대 지방공공요금을 고정한다는 정책 방향은 올 하반기에도 유지한다. 착한 가격업소 운영 활성과 착한 임대인 지방세 감면도 지속된다.

# 제도·규제 개선

시는 재정 지원 대책뿐만 아니라 효율이 떨어지는 제도·규제를 적극 개선해 기업이나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단단하게 한다.

시는 8월 현장 소통 과정에서 발굴된 개선과제 중 하나인 ‘산단 환경개선사업 소규모 구조고도화 민간대행사업 조건 완화’를 추진한다. 이는 팩토리 F&B 사업의 경우 현재 건축총면적 300㎡ 미만으로 제한된 규정을 바닥면적 300㎡ 미만으로 완화해 달라는 내용이다. 청년세대 유입과 민간이 스스로 투자하도록 산업통상자원부나 한국산업단지공단 같은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개선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 밖에 제도 개선·건의사항 55건은 유관기관 협의와 부서 간 협업으로 계속 개선할 예정이다.

미추홀구 석바위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격려한 유정복 시장.
미추홀구 석바위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격려한 유정복 시장.

# 인천e음카드 제도 개선

시는 인천e음카드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앞으로도 계속 운영하도록 ‘인천사랑상품권(e음카드) 개편 방안’을 마련했다. 

시는 e음카드가 지나치게 많은 재정 투입에 비해 소상공인 매출 증대 부분은 미흡하고 운영대행사의 초과이윤 문제를 해소하지 못한 점, 정책 플랫폼 활용이 미흡했다는 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판단해 개편을 추진했다.

이번 개편 방안에 따라 인천e음에는 모바일 간편 결제가 도입되고 사용 가맹점에 따라 5~17%의 캐시백 혜택이 제공된다.

가장 먼저 캐시백을 차등 지원해 소상공인을 보호하고 지역경제 활성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다음 달 1일부터 월 사용액 30만 원 한도에서 연매출 3억 원 이하 영세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가맹점을 이용할 경우 10%의 캐시백을 지원한다. 3억 원 이상 기타 가맹점을 이용할 경우에는 5%의 캐시백을 차등 지원한다. 인천사랑 사업자카드를 발급해 소상공인 간 거래(B2B) 시 300만 원 한도에서 2% 캐시백을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해 역내 거래 활성과 역외 자본 유출을 억제할 방침이다.

시는 5~10% 캐시백을 기본으로 지원하고, 지금까지의 혜택플러스 가맹점에서 알아서 제공하던 1~5% 할인 혜택을 동일 수준의 상생캐시백 제도로 바꿔 시민들에게 직접 돌려줄 예정이다. 또 군·구의 협조를 얻어 시민들에게 추가 1~2%의 캐시백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모든 캐시백 혜택을 더하면 시민이 받는 혜택은 적게는 5%에서 많게는 17%로 늘어난다.

시는 내년 인천e음카드 운영에 시비 2천억 원 이상을 투입할 예정이다. 또 국비를 추가 확보할 경우에는 캐시백 지원 한도를 30만 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할 방침이다.

운영사 수익구조를 투명하게 하고자 운영사가 거둬들이는 결제수수료 중 일부를 되돌려 연매출 5억 원 이하 소상공인의 수수료를 0%로 감면한다. 또 운영기간 내 연차별 회계정산 용역을 추진하고, 그 결과와 시민 충전금이 포함된 선수금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이다. 

또 시는 인천e음 플랫폼을 모바일 행정 기반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시정 혁신을 꾀하기로 했다. 모바일 앱 기능(팝업·배너)을 적극 활용해 시정 현황과 주요 시책을 홍보하고 지역 소식, 지역 문화·예술행사 안내, 각종 설문조사 추진으로 양방향 소통창구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도 모바일 간편 결제를 도입하고 온·오프라인 고객센터 마련, 배달·택시·지역쇼핑몰 같은 플랫폼 연계 서비스도 확장한다.

유정복 시장은 "이번에 마련한 민생 종합대책은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처럼 경제 피해를 입은 시민에 대한 재난 불평등을 해소하고 가능한 만큼 경제를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시가 소상공인과 취약계층, 경제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경기 회복과 서민생활 안정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사진=<인천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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