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미 전 성남시장이 지난 16일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뇌물공여와 수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다. 많기도 하다. 게다가 재판 과정에서 혐의 사실을 강하게 부인했으니 괘씸죄도 양형에 포함했으리라.

 이로써 성남시는 민선1기 오성수 시장부터 2기 김병량 시장, 3∼4기 이대엽 시장에 이어 7기 은수미 시장까지 모두 구속되는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성남시 역사에 ‘개망신’ 한 줄이 더해진 날이다.

 기자를 포함한 94만 시민에겐 무척이나 쪽팔린 얘기다. 이러니 ‘성남시장=구속’이라는 흉흉한 등식도 일종의 수학공식처럼 굳어지는 분위기다. 정치색으로 갈라 보자면, 진보와 보수당 출신 시장 각각 2명씩 콩밥을 먹은 셈이다.

 5∼6기 성남시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만 남았다 해도 이상치 않다. 성남FC와 대장동 같은 파장이 큰 사건들이 수사 중이라 지금으로선 어떤 결말이 날지 알 길이 없다.

 구속된 전직 시장 4명에게는 ‘뇌물’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직접 받은 뇌물만 따지자면 오 전 시장은 1억6천만 원, 김 전 시장은 1억 원, 이 전 시장은 2억 원이다. 은 전 시장은 현금과 고급 와인을 합쳐 467만 원가량이다.

 김 전 시장은 지명수배까지 받으며 두 번이나 구속됐고, 이 전 시장은 일가가 줄줄이 연루됐고, 은 전 시장은 선고 당일 법정 구속됐다. 이쯤 되니 다른 혐의들은 귀여울(?) 정도다. 은 전 시장은 서현도서관 부정 채용 혐의로 또 다른 재판이 시작된다.

 글을 쓰다 남우세스러워 당장이라도 접고 싶은 마음이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오게 됐을까? 시장을 포함한 측근 인사들의 이권 개입이 문제다. 주변 인물 관리는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무소불위 권력을 휘둘렀을 테고, 공무원들은 자천타천 여기에 휘말리는 상황이 연출됐을 터다.

 시장이 바뀔 때마다 반복됐음이 안 봐도 뻔하다. 이러다 보니 민선8기 신상진호를 두고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인사나 공사 발주 들이 혹시나 흑역사에 추가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작용해 소극행정으로 나타날까 걱정이 앞선다. 미련한 후일 걱정보다 94만 시민을 위한 행정을 찾아 실행·관리하는 일이 중요하다. 측근 관리는 더더욱.

 공무원은 믿고 말고가 중요하지 않다. 실력(실적)을 평가하면 그만이다. 교차 확인이 가능하면 더 좋다.

 행정은 되풀이된다지만, 지금의 흑역사는 여기서 끝내자. 쪽팔려 못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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